KB국민은행이 디지털 시대의 치열한 경쟁을 염두하고 4년만에 수장을 교체하며 '플랫폼'에 방점을 찍었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 내정자는 KB스타뱅킹 이용자 확대를 주요목표로 삼고 '은행을 넘어 플랫폼'으로 거듭나려는 전략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늘Who] KB국민은행 새 수장 이재근, 핀테크와 플랫폼 전쟁 준비

▲ 이재근 KB국민은행장 내정자.


21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10월 말 대대적으로 개편된 KB스타뱅킹은 KB국민은행뿐 아니라 전체 계열사를 아우르는 기능까지 역할을 넓힌 만큼 윤종규 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플랫폼 전략의 결정체로 꼽힌다.

이에 따라 KB스타뱅킹의 성공을 이끄는 일이 이 내정자의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내정자는 KB국민은행장에 내정된 뒤 처음으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3개월 이내에 핀테크업체에 뒤지지 않는 앱을 만들겠다"며 새롭게 개편된 KB스타뱅킹을 계속해서 고도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이에 더해 향후 KB스타뱅킹의 월간 이용자 수를 현재 900여만 명에서 큰 폭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현재 KB스타뱅킹의 월간 활성사용자 수(MAU)는 800만~900만 명대로 추산된다. KB국민은행과 KB금융그룹 모든 계열사를 통틀어 가장 활성화된 디지털 플랫폼이다.

전통 금융권에서는 최대규모를 자랑하지만 월간 활성사용자 수 1천만 명대 중반인 카카오뱅크와 비교하면 많이 뒤져있다.

이 내정자는 플랫폼을 앞세운 빅테크 기업이 은행권의 최대 위협으로 부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플랫폼 경쟁에서 어떤 방식으로 살아남을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KB금융그룹의 후보선정 이유에서도 '플랫폼 기업 도약'을 가장 먼저 언급하면서 이 내정자에게 경쟁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리더십을 기대하고 있다.

앞서 KB금융그룹 대표이사 추천위원회는 "이재근 후보는 KB국민은행의 ‘넘버원 금융플랫폼 기업'으로 성공적 도약과 글로벌 사업(Biz)부문의 양적·질적 성장 등 미래 신성장 동력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는 변화혁신 역량과 실행력을 겸비했다"고 밝혔다.

4년간 은행장을 맡으며 밑그림을 그려온 허인 은행장과 향후 호흡도 주목된다. 

허 은행장은 KB금융지주 디지털혁신부문장을 겸임해 왔으며 내년부터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에도 관련 직무를 계속해서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그룹의 디지털 역량을 집약시킨 KB스타뱅킹 앱의 획기적 발전을 이뤄내야 하는 플랫폼 전략과 관련해 전현직 은행장의 긴밀한 소통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내정자 역시 "(KB스타뱅킹의) 2022년 목표는 허인 은행장과도 논의를 해서 담대한 목표를 세우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내정자는 1966년생으로 시중 은행장 가운데 가장 나이가 적다.

서강대 수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금융공학 MBA를 수료한 이공계 출신 은행장이기도 해서 디지털 전환시대에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