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 확산세에 또다시 비상이 걸렸다. 

단계적 일상회복인 '위드 코로나' 시행 이후 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변이 바이러스까지 기승을 부리면서 유통 기업들은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데스크리포트] 12월 기업 동향과 전망-유통

▲ (왼쪽부터)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 큰 대목을 앞두고 있는 만큼 기업들은 실적회복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다시 코로나19가 확산되자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출현에 따른 경기 충격이 델타 변이보다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유통업계는 우선 코로나19 추이를 살피며 앞으로의 사업 전략과 대응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가운데 유통업계 맞수인 롯데와 신세계가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백화점부문 수장 자리에 나란히 신세계 출신인 정준호·손영식 대표를 앉히며 진검승부를 예고했다.

올해 백화점사업에서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인 만큼 새 수장들의 역할에 대한 기대감과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적자로 돌아선 롯데는 경영정상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신세계는 '만년 2위'에서 벗어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이후 백화점에서 명품을 찾는 소비자가 크게 늘며 주요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데 롯데와 신세계 백화점 모두 패션·명품부문에 전문성을 갖춘 인물을 수장 자리에 앉혀 이런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 신세계 이마트 

신세계가 대대적 변화를 위한 전열 정비를 마쳤다.

신세계는 2022년에 인수합병과 온라인 전환 등으로 변화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신세계는 최근 백화점부문의 신규임원으로 홍승오 재무기획담당 전무와 이은영 온라인사업담당 상무를 선임했다. 신세계 백화점부문은 신세계뿐 아니라 신세계디에프, 신세계인터내셔날 등 여러 계열사의 미래 먹거리를 만드는 역할을 맡고 있다.

홍 전무는 인수합병 전문가로 알려진 인물이다. 올해 10월까지 SK텔레콤의 계열사인 ADT캡스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을 역임했다.

ADT캡스에 합류하기 전인 2010년 2월부터 2020년 5월까지는 삼성전자에서 일하며 인수합병을 총괄했다. 홍 전무는 삼성전자 기획팀 소속 Corp Dev(CD)그룹장을 맡아 인수대상 기업과 교섭 등 실무를 이끌었다.

인수합병 전문가를 백화점부문 재무담당 임원으로 영입한 것은 신세계의 변화를 위해 새 먹거리사업을 발굴하는 데 속도를 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앞서 신세계는 백화점부문에 신규 PJT(프로젝트) TF(태스크포스)를 만들었다.

백화점부문에 태스크포스를 만들고 인수합병 전문가까지 배치한 것으로 볼 때 내년 적극적으로 인수합병이 추진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신세계는 온라인 전환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사업을 담당하게 된 이은영 상무는 온라인마케팅과 이머커스 전문가로 미국 뉴욕 스토니브룩대학교를 졸업한 뒤 글로벌 뷰티 편집숍인 세포라에서만 11년 일하며 온라인과 디지털분야를 담당했다.

이후 랄프로렌으로 이직해 글로벌 디지털 크리에이티브 및 이커머스를 담당했고 2016년 11월 삼성전자에 합류해 온라인 마케팅과 이커머스를 맡아왔다.

◆ 롯데 

롯데그룹이 미래를 위한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해 계열사들의 실행력을 높이는 쪽으로 전열을 정비했다. 

롯데그룹은 최근 출자구조와 사업분야의 공통성 등을 고려해 계열사를 모두 6개 사업군(식품·쇼핑·호텔·화학·건설·렌탈)으로 묶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또 주요 사업군인 식품, 쇼핑, 호텔, 화학사업군은 기존 BU(비즈니스 유닛)체제를 대신해 HQ(헤드쿼터)체제를 갖추고 1인 총괄대표가 이끌도록 했다.

이를 통해 롯데지주는 그룹 전체의 전략 수립과 포트폴리오 고도화, 미래 신사업 추진, 핵심인재 양성 등 본연의 임무에 주력할 수 있게 됐다.

롯데지주는 IT와 데이터, 물류 등 그룹의 미래성장을 뒷받침할 회사들은 사업군 이외에 별도로 두어 전략적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유통업계에서는 롯데그룹이 신세계그룹과 달리 롯데마트를 중심으로 전문점 전략을 강화해 경쟁력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마트는 최근 와인전문점 '보틀벙커', 리빙전문점인 '룸바이홈 Lab', 펫전문점 '콜리올리' 등을 육성하고 헬스앤뷰티전문점 롭스의 프리미엄화도 추진하고 있다.

이는 경쟁력을 갖춘 전문점으로의 고객 방문을 유도해 자연스럽게 롯데마트까지 고객을 유입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 CJ 

12월 실시가 예상되는 CJ그룹의 정기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에서 신설법인 ‘CJ웰케어’의 수장을 누가 맡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4대 성장엔진 가운데 하나로 건강사업을 의미하는 ‘웰니스(Wellness·치유)’를 꼽은 만큼 이를 맡게 될 CJ웰케어에 앞으로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은 2022년 1월1일자로 CJ웰케어를 100% 자회사로 물적분할하고 건강사업을 본격화한다. 

현재 CJ웰케어를 이끌고 있는 장승훈 상무를 대표이사급으로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CJ그룹이 건강기능식품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분야의 진출도 검토하고 있는 만큼 관련 분야 인수합병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전문가를 외부에서 영입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올해 연말인사폭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대표이사가 교체된 CJ제일제당과 CJ대한통운, CJENM 등이 올해 실적 호조를 보이면서 순항하고 있고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들이 지난해 임기를 시작한 만큼 임기도 넉넉히 남았기 때문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병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