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금융권 인사시즌의 막이 올랐다.

KB금융지주가 가장 먼저 포문을 열었다. KB국민은행에 만55세 은행장 탄생이 예고되면서 계열사 전반으로 세대교체의 바람이 불어닥칠지 주목된다.
 
[데스크리포트] 12월 기업 동향과 전망-KB금융 신한금융

윤종규 KB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왼쪽)과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KB금융지주는 8개 계열사 9명의 CEO가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내년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3기 체제의 중반에 이르는 시점인 만큼 이번 인사를 통해 정해지는 계열사 CEO 면면들은 ‘포스트 윤종규’ 시대의 예비 주역들이기도 하다.

반면 신한금융지주는 상대적으로 계열사 CEO 인사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대표 인사를 앞둔 곳은 신한금융투자와 신한자산운용 2곳 정도다.

지난해 12월17일 인사 발표가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도 12월 중순경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 KB금융그룹, '포스트 윤종규' 경쟁구도 가시화

- 8개 계열사 9명의 CEO가 연말에 임기 마치는 가운데 12월 중순 계열사 대표이사 인선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과 카드, 증권 등 모든 부문에서 실적이 좋았던 만큼 이번 계열사 CEO 인사는 실적 이외의 변수에 더 많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허인 KB국민은행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해 이동하고 은행장 선임이 정해지면서 차기 은행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대두됐던 박정림 KB증권 사장,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의 거취에 시선이 몰린다.

허인 KB국민은행장이 지주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포스트 윤종규’ 경쟁구도가 가시화되고 있다. KB금융지주 양종희 부회장에 이어 허인 부회장이 양강 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여기에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한다면 3인 경쟁구도가 형성될 수도 있다. 세 사람은 1961년 출생 동갑내기인 데다 모두 주요 계열사를 거쳐 실적과 존재감에서 우열을 가리기 쉽지 않다.

- KB국민은행이 하반기 들어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며 가시적 성과물을 속속 내놓고 있다. 대표앱 KB스타뱅킹을 대대적으로 개편한 데 이어 Z세대를 겨냥한 리브넥스트를 내놨고 최근에는 부동산 플랫폼 명칭을 리브부동산에서 KB부동산으로 바꾸고 대대적 브랜드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허인 KB국민은행장의 뒤를 이어받게 된 이재근 은행장 내정자는 1966년 출생으로 만55세다. ‘젊은’ 행장의 탄생이란 점도 주목되지만 수학도 출신 은행장이란 점도 눈길을 끈다.

이 은행장 내정자는 수학과를 나와 카이스트 대학원에서 금융공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문과 상대 출신이 은행 요직을 독차지하던 것과 비교하면 금융사 디지털 전환 바람과 맞물려 상징적 의미가 커 보인다.

- KB금융지주는 4년 연속 3조원이 넘는 순익을 기록하는 것은 물론 올해에는 연간 순익 4조 원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KB금융지주가 2년 연속으로 신한금융지주를 제치고 리딩금융 지위를 유지할지도 막판까지 관심사다.

두 곳 모두 올해 최초로 순이익 ‘4조 클럽’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3분기까지 KB금융지주가 신한금융지주를 순이익 규모에서 격차를 더 벌렸던 만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리딩금융을 차지할 가능성이 현재로서 높다.

◆ 신한금융그룹, 분기배당 의지 이어가 

-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채용비리 관련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아 한숨 돌리게 됐다. 다만 검찰이 상고하면서 리스크를 완전히 떨치진 못한 것으로 보인다. 사법리스크가 아니더라도 금융정의연대가 조회장의 무죄판결을 두고 상식에 어긋난다고 비판하는 등 부정적 시선도 받고 있다.

- 12월 중순 신한금융그룹 인사가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는 12월17일에 인사발표가 나왔다. 올해는 대부분의 계열사 대표이사 임기가 만료되지 않아 인사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창구 신한자산운용 대표와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대표가 임기 만료를 앞뒀다. 신한은행, 신한카드, 신한라이프 대표들은 모두 지난해 2년 임기로 연임에 성공했다.

- 3분기 배당금 지급이 12월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금융지주는 2분기 1주당 3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는데 3분기에는 260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2분기보다 줄었지만 신한금융지주의 분기배당 의지가 확고하다는 점에서 향후 정례화 가능성이 높아졌다.

- 신한금융그룹 게열사들도 마이데이터 서비스 출시 채비를 갖추고 있다. 신한은행과 신한카드는 12월 마이데이터 선점 경쟁에 먼저 뛰어들었다. 신한라이프와 신한금융투자는 현재 예비허가를 받아둔 상태로 본허가를 앞두고 있어 내년 초부터 마이데이터사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신한은행은 12월 배달앱 ‘땡겨요’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당장 수익을 내기보다 비금융 데이터 확보와 종합 플랫폼으로서 경쟁력을 확대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 신한카드는 금융당국의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신한카드는 카드업계 1위로 수수료 결정에 따른 영향도 더 크게 받을 수 있다.

이번에 갱신되는 최종 카드 가맹점 수수료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적용되는데 올해도 수수료가 인하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금융당국이 2022년 1월부터 카드론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적용하기로 해 은행 대출금리처럼 카드론 금리도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 신한은행과 신한라이프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수익성 개선을 향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반면 신한카드와 신한캐피탈 등 여신업종은 금리인상으로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 실적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