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진 지니뮤직 대표이사 내정자가 오디오 콘텐츠를 중심으로 하는 구독서비스사업 저변을 넓히는 일을 짊어지게 됐다.

박 내정자는 KT에서 5G요금제와 ‘디즈니플러스’ 등 영상 콘텐츠 결합요금제 설계를 주도했던 경험 등을 살려 지니뮤직의 오디오 콘텐츠와 KT 통신서비스 사이에 시너지 강화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박현진 지니뮤직 대표이사 내정자.

▲ 박현진 지니뮤직 대표이사 내정자.


KT 관계자는 23일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박 내정자를 놓고 "그동안 B2C(기업과 고객 사이)분야 서비스에 관련한 전략을 세운 경험이 풍부하고 좋은 성과도 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

박 내정자는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내년 1월 지니뮤직 대표이사에 오른다.

지니뮤직은 올해부터 메타버스를 활용한 음원서비스 확대에 힘주고 있는데 이와 함께 세계적으로 성장세가 두드러진 팟캐스트, 오디오북, 오디오예능, 오디오드라마 등의 듣는 콘텐츠 시장으로도 사업영역 확대를 노리고 있다. 

박 내정자는 특히 지니뮤직의 듣는 콘텐츠사업 기반을 닦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는다.

지니뮤직은 내년 1분기에는 오디오 콘텐츠 구독서비스를 출시하고 2분기에는 새로운 오디오 콘텐츠 사업모델을 발굴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지니뮤직은 앞서 9월 국내 1위 전자책 서비스업체 밀리의서재 지분 38.6%를 인수해 최대주주에 오르며 오디오북 콘텐츠를 확보했다. 그 뒤 10월에는 다양한 듣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오디오서비스 채널 스토리G를 선보이며 음악 이외 듣는 콘텐츠사업을 넓힐 준비를 해뒀다.

박 내정자는 KT에서 다양한 업무를 맡으며 고객의 성향을 파악하고 파악하고 이에 대응하는 서비스 또는 요금제를 선보여왔다. 내부에서는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잘 읽어 대응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 내정자는 KT에서 유무선사업본부 본부장, 5G사업본부 본부장을 역임했고 현재 커스터머전략본부 본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 1월 지니뮤직 대표에 오른 뒤 KT의 유무선 통신서비스와 듣는 콘텐츠를 결합한 요금제를 선보이며 지니뮤직의 구독서비스사업 기반을 닦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 내정자는 최근 월트디즈니코리아와 제휴를 맺고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를 KT 모바일에서도 서비스하는 데 기여했고 디즈니플러스 서비스에 특화된 모바일 요금제도 내놨다.

박 내정자는 5G사업본부장을 맡던 2019년 12월에는 클라우드를 활용한 구독방식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5G스트리밍 게임서비스'를 출시했다. KT 무선사업담당 상무로 일하던 2015년에는 매달 주어진 기본데이터 일부를 이월하거나 미리 앞당겨 쓸 수 있는 데이터 밀당요금제를 기획하기도 했다.

지니뮤직은 주력사업인 국내 음원서비스시장이 정체를 보이고 있는 데다 유튜브뮤직, 스포티파이 등의 글로벌 음원유통 플랫폼들이 국내에 들어오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 놓였다. 이에 음악 이외의 듣는 콘텐츠사업으로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오디오콘텐츠는 최근 인공지능 스피커, 스마트TV 등의 보급이 늘어나면서 인기를 끌고 있고 커넥티드카가 대중화되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서비스로도 활용할 수 있는 등 시장성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세계 오디오 콘텐츠시장 규모는 2019년 220억 달러(25조 원)에서 2030년 753억 달러(86조 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니뮤직 현재 매출비중을 보면 60%가량이 B2C(기업과 고객 사이 거래)기업과 제휴상품 경로를 거쳐 나온다. 이른바 B2B2C(기업과 기업 사이 거래, 기업과 소비자 사이 거래를 결합한 형태) 사업모델인 셈이다. 

박 내정자가 KT 통신서비스 경쟁력과 오디오콘텐츠를 결합한 구독서비스 상품전략을 펼쳐 제휴기업과 그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일은 지니뮤직의 성장에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니뮤직은 KT, 밀리의서재 등과 협력해 사람 목소리를 인공지능이 자동 생성하는 음성 합성기술을 활용한 오디오 콘텐츠로 경쟁력을 높인다면 종합오디오 플랫폼으로 거듭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