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이사가 수익성 위주의 사업전략을 세우고 ‘선택과 집중’을 통한 해외사업 재편에 나선다. 

15일 증권업계와 CJ대한통운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강 사장은 수익성이 낮은 CJ대한통운 말레이시아와 태국사업은 정리하고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좋은 베트남과 중동, 인도, 미국사업은 확대한다.
 
CJ대한통운 해외사업도 과감히 손대, 강신호 수익성 위주로 선택과 집중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이사.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CJ대한통운은 손실을 내던 글로벌 택배사업을 올해 4분기부터 내년 1분기까지 철수할 계획을 내놨다”며 “대신 미국 법인에 콜드체인 역량을 추가하는 등 선택과 집중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강 대표가 이처럼 해외사업 재편에 나서는 것은 글로벌사업의 수익성이 낮아지면서 전체 실적 개선에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CJ대한통운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2조8460억 원, 영업이익 1054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6%, 영업이익은 13.9% 늘었다. 

택배운임을 높이고 수익이 낮은 고객과 사업을 정리하면서 시장의 기대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글로벌 사업부문의 실적은 눈에 띄게 감소했다. 

CJ대한통운은 3분기 글로벌사업에서 매출 1조1230억 원, 영업이익 97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4.4%, 영업이익은 56% 감소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은 CJ대한통운이 중국 자회사인 CJ로킨의 지분 71.3%를 올해 초  모두 매각하면서 이에 따른 기저효과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당시 CJ대한통운은 CJ로킨 매각을 두고 사업환경 변화를 고려한 자원의 효율적 재분배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CJ로킨의 매각에 따른 기저효과를 제외하더라도 글로벌사업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감소하며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사업의 전체 영업이익률도 낮아졌다. 2016년 글로벌사업 영업이익률은 2.3% 수준이었지만 2020년 1.5%, 2021년 3분기에는 0.9%까지 떨어졌다. 

이에 강 대표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말레이시아사업을 접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CJ대한통운은 올해 6월 말레이시아 현지법인과 2016년 인수한 CJ센추리를 통합해 통합법인 ‘CJ센추리’를 출범한 바 있다. 

통합법인은 말레이시아 전국 56곳에 국제규격 축구장 56개와 맞먹는 40만3천㎡규모의 물류센터와 1500여 명의 물류 전문인력을 운영해왔다. 

하지만 CJ센추리의 택배사업이 적자가 이어지면서 택배차량을 매각하는 등 구조조정에 나섰지만 개선이 쉽지 않자 사업 철수라는 과감한 선택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CJ대한통운은 부실 해외사업장을 정리해 연간 영업이익 300억 원 이상의 개선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태국, 말레이시아 등 해외 택배사업에서 철수 결정은 늦은 감이 있지만 잘한 결정이다”며 “연간 약 300억 원의 이익 개선효과와 추가 설비투자(CAPEX)에 관한 우려도 덜 수 있기 때문이다”고 바라봤다. 

베트남, 중동, 인도 등 상대적으로 매출 개선세가 뚜렷한 지역에서는 사업 확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또 미국에서는 중요도가 커지고 있는 콜드체인 역량을 높이기 위한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콜드체인 물류서비스란 온도에 민감한 화물을 포장·출고·배송하는 과정에서 온도를 낮게 유지하면서 최종 배송지까지 도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CJ대한통운은 올해 코로나19 백신 운송을 위한 의약품 콜드체인이 주목을 받으면서 이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기도 했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CJ대한통운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글로벌부문에서 마진율 개선에 성공한다면 이익 지렛대(레버리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