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비은행계열사의 성장세를 이끌어 은행에 편중됐던 수익기반을 개선하고 있다.

다만 비은행부문에서 NH투자증권의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 모든 계열사의 균형있는 성장을 노리는 손 회장의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다.
 
NH농협금융 비은행부문 성장세, 손병환 NH투자증권 의존은 아쉬워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26일 NH농협금지주에 따르면 손 회장은 올해 누적 3분기 실적을 기반으로 비은행 계열사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손 회장은 범농협의 수익센터라는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모든 계열사의 균형있는 성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그는 1월 취임사에서 “농협금융의 모든 계열사가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임직원들의 인적 경쟁력을 키워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고 말했다. 

NH농협금융지주는 올해 3분기까지 지주 전체의 누적 순이익 규모를 놓고 볼 때 하나금융지주나 우리금융지주와 비교해 뒤처지지 않았다.

핵심계열사인 NH농협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이 1조2375억 원으로 우리은행 1조9930억 원, 하나은행 1조9470억 원보다 작았지만 비은행계열사의 성장이 큰 역할을 했다.

NH농협금융지주는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 1조8247억 원을 벌어들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9% 증가했다. 

농업지원사업비를 고려하면 순이익 규모는 더 커진다. 농업지원사업비는 농협법에 따라 NH농협금융지주 계열사가 농업중앙회에 지불해야 하는 금액이다. 농업지원사업비를 포함한 순이익은 2조583억 원에 이른다.

하나금융지주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조6815억 원, 우리금융지주는 3분기 누적 순이익 2조1983억 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NH농협금융지주 비은행부문의 3분기 누적 순이익 비중은 지난해 27.1%에서 올해 34.9%까지 증가했다.

NH농협금융은 그동안 은행에 편중된 수익기반이 약점으로 꼽혔는데 하나금융지주의 36%와 비슷한 수준까지 비은행부문 비중을 확대한 것이다. 

주요 금융지주 비은행부문 순이익 비중을 살펴보면 KB금융지주는 45.5%, 신한금융지주는 43% 수준이며 우리금융지주는 보험사와 증권사가 없어 10% 수준이다.

다만 NH농협금융지주는 비행은행부문에서 NH투자증권 의존도가 높은 것이 여전히 약점으로 꼽힌다.

NH투자증권은 3분기 누적 순이익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1% 증가한 7425억 원을 냈다. 

이는 NH농협생명 1142억 원, NH농협손해보험 876억 원, NH농협캐피탈 908억 원 등 다른 비은행 계열사의 순이익을 모두 합친 금액을 웃도는 수준이다.

비은행부문이 거둔 3분기 누적 순이익 비중 34.9%에서 NH농협생명과 NH농협손해보험 등 보험계열사가 낸 순이익 비중은 10.6%지만 NH투자증권의 비중은 18%에 이른다.

은행과 비은행 등 모든 계열사의 균형있는 성장을 강조하는 손 회장으로서 아쉬운 부분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국내외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고 NH투자증권을 비롯한 증권사 호실적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장담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손 회장은 비은행부문의 균형있는 성장을 이끌기 위해 기존 사업영역별 특성에 맞춘 경쟁력 강화에 한층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NH농협금융지주의 비은행 계열사에는 NH농협생명, NH농협손해보험, NH투자증권, NH아문디자산운용, NH농협캐피탈, NH저축은행, NH리츠운용, NH벤처투자 등이 있다.

NH농협캐피탈과 NH저축은행은 자산이익률 중심의 사업전략을 펼치고 있으며 NH농협생명과 NH손해보험 등 보험계열사는 장기 보장성보험 판매에 집중해오고 있다.

NH투자증권, NH아문디자산운용, NH농협리츠운용, NH벤처투자는 투자상품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을 마련했다.

NH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질적 성장을 통한 핵심 성장동력 확보, 고효율 경영체질 등 핵심 과제를 중점적으로 수행해 농업과 농촌 지원역량을 강화하고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