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훈 키움투자자산운용 대표이사가 타겟데이트펀드(TDF)시장에서 뛰어난 수익률을 앞세워 고객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타겟데이트펀드시장은 성장세가 가파르고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도입에 따른 수혜도 기대돼 자산운용사들이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을 치열하게 펼치고 있다.
  
키움투자자산운용 타겟데이트펀드 수익률 두각, 김성훈 고삐 더 거세게

▲ 김성훈 키움투자자산운용 대표이사.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투자자산운용이 타겟데이트펀드시장에서 뛰어난 수익률을 내면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타겟데이트펀드는 투자자의 은퇴 예상시기와 생애주기에 따라 위험자산·안전자산 투자비중을 알아서 조절해주는 펀드상품을 뜻한다.

8월 말 기준 국내 타겟데이트펀드시장에서 키움투자자산운용의 설정규모는 966억 원으로 6위에 올랐다. 시장 점유율은 1%대에 그쳤다.

하지만 최근 1년 평균 수익률은 20.58%로 1위에 올랐다. 2년 평균 수익률과 3년 평균수익률도 모두 30%를 넘으면서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타겟데이트펀드 설정액이 수천억, 수천조 원에 이르는 대형 운용사들보다 뛰어난 운용성과를 거둔 셈이다.

타겟데이트펀드는 노후자금 마련을 위한 연금투자에 적합한 상품으로 장기투자가 필수적이다. 장기적 운용성과는 타겟데이트펀드 상품을 선택하는 데 중요한 요소인 만큼 키움투자자산운용이 고객들을 유치하는 데 힘이 될 수 있다.

김 대표는 2018년 대표이사 취임 뒤 미국 글로벌 자산운용사 SSGA와 손잡고 '키움 키워드림 TDF'를 내놓으면서 타겟데이트펀드시장에 후발주자로 가세했다.

이후 올해 SSGA와 맺은 자문계약을 종료하고 7월부터 타겟데이트펀드 상품 독자운용을 시작하면서 변화를 꾀했다. 타겟데이트펀드상품 독자운용은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다.

또 성주호 경희대학교 교수의 자문을 받아 약 1년의 연구 끝에 글라이드패스(자산배분 프로그램)를 자체개발했다. 3년 동안 충분한 운용 노하우를 축적한 만큼 자체적 운용을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올해 8월에는 MZ세대를 겨냥한 ‘키움 키워드림 TDF 2050’ 상품을 출시하면서 3년여 만에 상품 라인업을 늘려 고객 선택의 폭을 넓혔다.

앞서 키움투자자산운용은 SSGA에게 글라이드패스를 제공받아 타겟데이트펀드상품을 운용해 왔지만 정보접근 차단, 해외운용사 펀드로 포트폴리오 치중, 2045년 은퇴시점 이후 자산배분 모델 부족 등의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퇴직연금 등 장기투자 자금을 활용해 더욱 높은 수익을 내려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타겟데이트펀드상품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국내 타겟데이트펀드시장은 2016년부터 본격화됐다. 타겟데이트펀드 설정액 규모는 2017년 6620억 원에서 2020년 4조2천억 원 수준으로 급격히 늘었다. 특히 올해에는 8개월간 무려 2조5천억 원이 넘는 자금이 몰리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주식형 공모펀드시장이 부진한 가운데 상장지수펀드(ETF)와 함께 타겟데이트펀드가 운용사의 주요 수익원으로 부각되면서 운용사 사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타겟데이트펀드 시장에 뛰어든 운용사는 2016년 3곳에서 2021년 14곳으로 증가했다.

또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도입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타겟데이트펀드 수요가 늘면서 시장규모가 급성장할 것이라는 기대도 받고 있다. 디폴트옵션은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 가입자가 별도로 운용지시를 내리지 않고 방치하면 판매사가 사전동의에 따라 연금을 대신 운용하는 제도다.

키움투자자산운용 관계자는 "자체개발한 글라이드패스는 투자자의 행동재무학적 특성(손실회피성향)을 반영해 변동성을 낮추고 분야 세분화 등을 통해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며 "상품 라인업 확대와 수익률 제고 등을 통해 연금투자 경쟁력을 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