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화엔지니어링이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사회간접자본(SOC) 발주 확대에 따라 엔지니어링 컨설팅사업을 통해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영윤 도화엔지니어링 대표이사 회장은 국내에서 사회간접자본 예산이 역대 최고치로 편성되고 글로벌시장의 수주에서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자원공사(KIND)의 지원이 늘어나 미국과 중남미 지역을 중심으로 실적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도화엔지니어링 미국과 중남미 공략, 김영윤 국내 수주로는 성에 안 차

▲ 김영윤 도화엔지니어링 대표이사 회장.


16일 건설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도화엔지니어링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 코로나 이후 경기부양을 위한 대규모 사회간접자본 투자가 확대되는 데 힘입어 수주가 대폭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도화엔지니어링은 국내 1위 종합 엔지니어링 컨설팅기업이다. 건설사업의 과정 가운데 시공을 제외한 대부분의 공정에 관해 컨설팅 용역을 제공하고 토목분야 설계 및 감리에서 국내시장 1위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도화엔지니어링은 플랜트와 철도, 인프라 등 다양한 공사에서 설계업무를 하고 있으며 감리와 운영관리(O&M), 신재생에너지 플랜트 EPC(설계·조달·시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김영윤 회장은 2019년에 대표이사로 복귀해 도화엔지니어링을 글로벌 토목엔지니어링회사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김 회장은 2014년 400억 원대 횡령혐의와 관련해 유죄가 인정돼 집행유예를 받은 뒤 경영에서 물러나 있었다가 2019년에 돌아왔다. 

김 회장은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 철도사업 수주를 위한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정부 차원의 해외투자개발사업 전문 지원기관인 해외인프라도시개발자원공사도 캘리포니아 철도사업에 높은 관심을 보이며 적극 지원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임한규 해외도시인프라개발자원공사 본부장은 7월 미국 출장길에 올라 도화엔지니어링 관계자들을 만나 2022년 초 입찰이 예상되는 잉글우드 도시철도사업과 새너제이 통근철도사업과 관련해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3조5천억 달러(4100조 원)의 인프라 투자계획을 세운 만큼 도화엔지니어링이 미국에서 사업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시선이 늘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해 3월 미국 캘리포니아에 지사를 설치하고 미국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도화엔지니어링은 국내 설계 관련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미국 건설전문지 ENR(Engineering News Record)에서 해마다 발표하는 글로벌 설계회사 순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8월3일 발표된 순위에서는 74위에 올라 2020년보다 9계단 상승했다. 

도화엔지니어링은 적극적으로 인프라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중남미 지역에서도 수주를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김 회장은 11일 대표단을 보내 엘살바도르 아카후틀라 항구에서 현지 정부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하고 아카후틀라항 현대화사업 참여의사를 전달했다. 

아카후틀라항은 엘살바도르 항만 물동량의 대부분을 처리하는 제1의 무역항으로 엘살바도르 정부는 이 항구 규모를 현재보다 4배 이상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태평양 프로젝트 일환으로 엘살바도르 해안에 위치한 물류인프라를 하나로 묶고 철도와 항공 운송망을 활성화하기 위해 수도인 산살바도르와 아카후틀라를 철도로 연결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중남미 지역은 코로나19 이후 대규모 인프라 건설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데 해외인프라도시개발자원공사는 도시철도와 태양광사업 등에서 국내기업의 수주를 적극 도울 것으로 보인다. 

중남미 국가들은 재정여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해외민간투자개발형사업(PPP)나 정부 사이 협력(G2G) 형태로 인프라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해외인프라도시개발자원공사가 2018년 6월에 설립된 것도 해외민간투자개발형사업에서 기업들을 지원하는 목적을 두고 있다.  

해외인프라도시개발자원공사는 국내 금융공기업과 다자개발은행(MDB), 건설사 등을 연결해 '팀 코리아'를 구성하고 현지 정부와 계약을 협상·체결하는 역할 등을 맡고 있다. 

김승준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각국에서 가장 먼저 진행될 일은 재정을 풀어 토목사업을 벌이는 것이다”며 “이에 따라 도화엔지니어링이 남미 등에서 참여할 수 있는 공공입찰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국내 사회간접자본 예산도 2022년에 27조5천억 원으로 2021년보다 1조 원이 늘어 역대 최고 규모로 편성됐다.

이에 따라 도화엔지니어링의 국내사업도 우호적 환경에 힘입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업계는 도화엔지니어링이 2021년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6870억 원, 영업이익 338억 원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2022년에는 매출 7982억 원, 영업이익 392억 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영윤 회장은 1944년에 태어나 서울대학교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1969년부터 서울시 건설부 수도 담당 토목기사로 일했다.

1977년 공직을 나와 극동건설 해외사업부에서 일하다가 1978년 서울시 건설부 선배인 곽영필, 유재소 회장이 설립한 영엔지니어링에 합류했다.

현재 도화엔지니어링의 최대주주는 곽영필 회장(19.5%)이고 유재소 회장이 2대주주(12.6%), 김영윤 회장은 3대주주(10.5%)로 있다.

곽 회장은 1979년 김해림 도화엔지니어링 창업주로부터 회사를 인수했고 이때부터 김 회장은 도화엔지니어링에서 일했다.  

도화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사회간접자본 발주가 늘고 있지만 국내시장만으로 성장에 한계가 있어 해외공략은 필수다"며 "국내외 가리지 않고 신재생에너지 EPC 등 사업개발단계부터 직접투자와 운영까지 하는 투자개발사업을 전략적으로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