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석 이마트 대표이사 사장이 소비자들의 구매방식 변화에 발맞춰 구독서비스와 창고형 할인매장을 강화하고 있다.

강 사장은 구독서비스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해 온라인으로 향하던 소비자들의 발길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돌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늘Who] 이마트 재방문율 높인다, 강희석 구독서비스 활용 확대

강희석 이마트 대표이사 사장.


3일 이마트 안팎에서 나오는 말을 종합하면 강 사장이 이마트의 구독서비스를 다양화하며 소바자의 재방문율을 높이고 충성고객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마트는 올해 8월 한화생명과 손잡고 국내 최초로 ‘구독보험’ 상품을 출시했다.

구독보험이란 매월 낸 보험료 이상으로 생활 속에서 혜택을 얻을 수 있는 구독서비스다.  

이마트와 한화생명이 내놓은 구독보험은 매월 3만 원의 보험을 내면 매달 이마트에서 쓸 수 있는 상품권 3만3천 원과 5천 원의 할인쿠폰을 받을 수 있다.

이마트는 스타트업 모노랩스와 손잡고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구독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이마트 성수점에서는 고객이 성별과 나이 건강상태, 생활습관 등에 관한 설문을 완료하면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해당 고객만을 위한 영양제 리스트를 제시해 준다. 이에 맞춰 최적화된 영양제 조합을 골라 구독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강 사장은 과거 베인앤컴퍼니에 근무했던 시절부터 고객 재구매율이나 재방문율 등 데이터가 중요하다고 강조해왔다.

구독서비스는 고객의 재방문율을 높이고 객단가(고객 1인당 결제금액)를 높일 수 있을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정기적 구매로 쌓인 빅데이터도 확보할 수 있다. 이렇게 모은 빅데이터는 소비자들의 구매방식을 파악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강 사장은 2020년 창고형 할인매장인 ‘이마트 트레이더스’에 커피구독권을 도입했는데 이를 구매한 고객은 한 달에 평균 12일, 2.5일에 1번꼴로 트레이더스에 방문했다. 이는 일반고객의 방문 빈도수 보다 6배 정도 많은 수치다.

이마트 관계자는 “콘텐츠, 식품, 쇼핑 등 다양한 영역에서 구독서비스가 활성화되고 있다”며 “구독서비스는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는 고객을 오프라인으로 다시 끌어오기 위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구독서비스는 소비자들의 구매패턴이 변화함에 따라 시장규모가 급성장하고 있다.

최근 사람들의 소비 인식은 직접 고르고 찾아서 얻는 소유가 아닌 내가 필요할 때 맞춰 물건이나 상품 서비스를 누리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처음에는 콘텐츠 소비에서 구독서비스가 부각됐는데 이제는 가전, 의류, 식음료까지 구독서비스가 대중화됐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구독서비스시장 규모는 2016년 25조9천억 원에서 2020년 40조1천억 원으로 증가했다. 2025년에는 100조 원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대면소비의 대표격이던 공유경제는 주춤한 반면 구독경제가 대세로 자리매김했다”며 “소비자에게는 편의성과 폭넓은 선택권, 비용절감이라는 혜택을 줄 수 있고 사업자 입장에서는 안정적 수익확보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강 사장은 구독서비스와 더불어 창고형 할인매장인 이마트 트레이더스도 강화하고 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최근 높은 성장세로 이마트의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가공식품이나 생필품을대량으로 저렴하게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창고형 할인매장의 인기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는 창고형 할인점의 원조인 미국 코스트코가 분기마다 최고실적을 갈아치우고 있는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강 사장은 오래전부터 창고형 할인마트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왔다. 베인앤컴퍼니에서 2009년부터 이마트의 컨설팅을 맡아 이마트 트레이더스의 사업방향과 관련해 조언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 사장은 올해 투자 예정금액인 5600억 원 가운데 1100억 원을 트레이더스 출점에 투자하기로 결정했고 2023년까지 5개 지점을 추가로 출점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윤성국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이마트는 대형마트 1위의 우수한 시장지위를 확보하고 있지만 온·오프라인 소매유통업계의 경쟁심화로 수익성이 저하되고 있다”며 “다만 창고형 할인매장 등 대체유통 채널의 성장세가 할인매장의 성장성 부족을 일부 보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