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이 CJ대한통운에 3년 전 뺏겼던 제주삼다수의 제주지역 외 물류사업권을 올해 다시 찾아 올 수 있을까? 

한진이 생수업계 1위 제주삼다수 물류사업권을 얻는다면 물류업계에서 위상을 강화할 뿐 아니라 안정적 수입원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한진 제주삼다수 물류사업권 되찾을까, 물류업계 위상 걸려 매달려

노삼석 한진 대표이사(왼쪽)와 류경표 한진 대표이사.


13일 물류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제주삼다수 새 물류사업자 입찰에 기존 사업자인 CJ대한통운 외에 한진과 롯데글로벌로지스, 현대글로비스 등 대기업 계열 물류사들이 대거 참여한 것으로 파악된다.

제주자치도개발공사는 4월 삼다수와 음료 등 제품의 제주지역 외 물류운영사업 입찰공고를 냈고 12일 입찰참가 서류 신청을 마감했다. 

제주자치도개발공사는 현재 제주지역 외 삼다수 등 제품의 운송을 담당하는 CJ대한통운과의 물류사업 계약이 종료되는 다음달에 신규사업자를 발표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제주자치도개발공사는 "현재 입찰신청 서류 입찰기업을 대상으로 제안서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며 "정량평가, 정성평가, 가격평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하고 협상절차를 통해 최종사업자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현재 삼다수와 감귤주스 등 제주도개발공사가 제주도 내 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의 제주지역 외 소매판권은 광동제약이, 도매판권은 LG생활건강이, 물류사업권은 CJ대한통운이 각각 들고 있다. 

광동제약은 삼다수의 슈퍼마켓·조합마트·온라인·편의점 등 소매 유통을 담당하고 LG생활건강은 호텔·식당·고속도로휴게소·자판기 등에서 판매되는 비소매·업소용 삼다수 유통을 담당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삼다수 등 제품을 선박과 차량을 이용해 물류센터와 판매사(광동제약과 LG생활건강) 대리점 등으로 운반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제주자치도개발공사의 제주지역 외 물류사업권을 따내게 되면 2021년 7월부터 2024년 6월까지 3년동안 삼다수 270만 톤을 포함해 모두 369만 톤의 제품을 운반하게 된다. 매출규모는 1779억4900만 원에 이른다.  

삼다수는 2020년 기준 생수시장 점유율 40.7%를 차지하는 등 1998년 출시 이후 23년째 생수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해오고 있다.

한진의 2020년 연결기준 매출이 2조2160억 원인 것과 비교하면 제주자치도개발공사 물류사업권이 연간 매출에서 차지할 비중은 3%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물류업계 선두권인 CJ대한통운으로부터 이를 되찾아 오게 되면 물류업계 5, 6위권인 한진이 업계에서 위상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삼다수가 생수시장 매출 부동의 1위 제품이라는 점에서 물류업계에서 차지하는 상징성도 상당한 것으로 여겨진다.

게다가 삼다수를 포함한 제주자치도개발공사의 제주지역 외 물류사업은 2015년에는 1천억 규모로 진행됐다가 2018년에는 1400억 원 규모, 올해 1800억 원 규모로 해마다 점점 커지고 있다. 이처럼 사업규모가 계속 커져왔다는 점에서 알짜 현금창출원(캐시카우)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된다.

한진은 택배사업과 육상운송사업, 해상운송사업, 하역사업, 창고사업 등을 담당하는 종합물류회사다. 

한진은 2021년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5522억 원, 영업이익 133억 원을 거뒀다. 2020년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2.9% 늘어나는 데 그치고 영업이익은 47.6% 줄었다. 

이번에 삼다수 물류사업권을 다시 찾아오게 되면 1분기 부진했던 분위기를 다시 끌어올리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한진은 제주자치도개발공사 제주지역 외 물류사업권을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 동안 맡아오다가 2019년 CJ대한통운에 내줬다. 

한진 관계자는 이번 물류사업권 입찰과 관련해 "제주자치도개발공사 측에 문의해달라"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