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밥캣이 무인화 솔루션과 관련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미국의 레이더센서 제작회사 아인슈타인에 지분 투자하며 건설기계 무인화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건설기계 무인 솔루션을 개발하던 두산인프라코어가 현대중공업그룹으로 매각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두산밥캣이 두산그룹 안에서 건설기계 무인화 솔루션 개발을 이어받고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두산밥캣, 두산인프라코어 팔려도 건설기계 무인화 개발 이어간다

▲ 박성철 두산밥캣 대표이사.


11일 두산밥캣과 건설기계시장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두산밥캣은 건설장비시장에 무인화가 이른 시일 안에 상용화될 것이라는 판단 아래 시장 선점을 위해 이번 아인슈타인 지분 투자를 추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두산밥캣은 이번 지분투자로 무인화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는 것에 더해 무인화에 쓰이는 레이더센서 기술의 로열티 확보를 통한 매출 확대 등 새로운 매출원 확보도 기대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두산밥캣이 무인화 솔루션 개발과 관련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데는 두산인프라코어의 매각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매각되면 건설현장 무인화 솔루션인 '컨셉트 엑스'의 개발 역시 현대중공업그룹으로 넘어가게 된다.

두산밥캣과 두산그룹으로서는 두산인프라코어가 매각되더라도 건설현장 무인화 솔루션사업은 계속 이어가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을 수 있다는 것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컨셉트 엑스의 첫 번째 단계로 측량 작업의 효율 높이는 사이트 클라우드를 2020년 5월 출시한 뒤 6월 일광건설, 12월 동부건설 쌍용건설 등과 이용계약을 맺는 등 성과를 내고 있었다.

두산그룹은 소형 건설기계를 다루는 두산밥캣도 건설현장 무인화 솔루션을 더 확대해서 개발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두산밥캣은 우선 소형 건설기계부터 무인화에 속도를 내고 투자를 통해 무인화 솔루션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두산밥캣 관계자는 "아인슈타인과 협업 자체는 2018년부터 추진해 왔다"며 "이번 지분투자는 우선 소형 건설기계 무인화에 속도를 내기 위한 것으로 두산인프라코어와 직접적으로 관련은 없다"고 말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두산밥캣은 소형장비 무인화 솔루션이 단기적 목표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건설기계 전체 무인화 솔루션 시장을 바라보고 있을 수 있다"며 "건설기계뿐 아니라 자동차, 로봇 등 여러 분야에서 무인화가 진행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건설현장 무인화 솔루션시장은 매력있는 신사업"이라고 바라봤다.

미국 캔자스주의 벤처기업인 아인슈타인은 드론, 자동차 등 무인화 솔루션의 핵심기술인 ‘레이더센서’와 관련해 센서 성능 구현을 위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개발 기술을 함께 보유하고 있어 두산밥캣의 무인화 기술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밥캣은 2019년 애플의 모바일 운영체제 iOS에서 원격으로 제품을 작동시킬 수 있는 맥스컨트롤을 내놓는 등 건설기계 무인화와 관련된 경험을 이미 보유하고 있다.

두산밥캣이 두산인프라코어의 매각에 따른 매출감소 등 충격을 대비하기 위해 시장을 확대했던 점도 전체 건설기계 무인화 솔루션사업 진출에 힘을 보탠다.

두산밥캣은 북미시장에서 주로 활동했는데 지난해 10월 EMEA(유럽, 중동, 아프리카) 법인의 본사가 있는 체코에서 유럽 법인 기준 최대 규모인 12종의 신제품을 소개하는 행사를 열고 2년 안에 유럽 소형건설기계시장 점유율 1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설이 나왔던 8월에는 두산인프라코어의 주요 시장인 중국 현지에 쑤저우 공장을 만들고 중국시장 진출을 본격화해 인프라코어의 역할을 이어받기 위한 움직임을 보인 것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