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파이낸셜이 테크핀시장 선두경쟁에 뛰어들었다.

테크핀은 정보통신기술(ICT)기업이 제공하는 금융서비스를 뜻한다. 금융회사가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하는 ‘핀테크’와 다른 개념이다.
 
네이버파이낸셜, 네이버통장은 미래에셋과 테크핀 선두 향한 첫 단추

▲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25일 금융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통장'을 시작으로 미래에셋과 협력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파이낸셜은 2019년 11월 네이버에서 네이버페이사업을 분사해 설립한 금융 플랫폼기업이다.

미래에셋은 2019년 12월13일 네이버파이낸셜에 8천억 원을 투자하고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했는데 이 배경에 테크핀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본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있다.

SK증권 조용선 연구원은 "테크핀은 거스를 수 없는 강력한 기조"라며 "지급수단과 모바일 상거래의 성장 등으로 디지털 플랫폼 기업들이 향후 금융업 전반에 확산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네이버통장은 미래에셋대우의 RP형 CMA(환매조건부채권을 기반으로 하는 종합자산관리계좌)와 네이버페이를 결합한 형태의 상품으로 이르면 이번주 안으로 출시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네이버통장'과 관련해 "네이버통장은 두 회사 협력의 시작에 불과하다"면서 "테크핀시장 진입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의미로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테크핀시장에서 카카오에 뒤쳐져 후발주자로 나선만큼 국내 최대 규모의 자본을 보유한 전략적 파트너 미래에셋의 사업 노하우와 투자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페이는 2019년 11월 한국투자증권과 간편결제 연결계좌 상품을 내놓는 등 한발 앞서 증권사와 협업해 왔다.

현재 네이버페이 이용자는 1900만여 명으로 카카오페이 이용자 약 2천 만명과 비슷하다. 다만 연간 거래액은 2019년 기준으로 네이버페이가 21조 원, 카카오페이는 48조으로 큰 차이가 난다.

이에 더해 카카오는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를 보유하고 있어 네이버파이낸셜이 선두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적극적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시각이 있다.

이 과정에서 자기자본 9조 원에 이르는 미래에셋대우 등을 거느린 미래에셋의 지원도 기대할 수 있다.

앞으로 네이버파이낸셜은 보험, 신용결제, 소액대출, 신용평가 등 사업분야를 확장해 나갈 것으로 보이는데 이 과정에서 미래에셋대우,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등 관련 계열사를 보유한 미래에셋과 시너지효과도 예상된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네이버통장을 시작으로 이용자가 결제 속에서 경험을 확대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면서 "향후 대출 등 고관여 금융서비스로 확장해 '종합자산금융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분사 이전부터 중국 알리바바의 '앤트 파이낸셜'을 롤모델로 삼고 비슷한 행보를 보여온 만큼 네이버파이낸셜도 비슷한 과정을 밟아 사업 확장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앤트 파이낸셜은 기업가치가 120조 원에 이르는 중국의 금융플랫폼회사로 테크핀시장의 세계적 선도기업이다. '테크핀'이라는 용어도 앤트 파이낸셜을 이끌었던 마윈 전 알리바바 회장이 처음 정립했다.

앤트 파이낸셜은 간편결제 '알리바바'를 시작으로 자기자본 소액대출, 자산운용, 신용평가, 인터넷전문은행 순서로 사업영역을 넓혀왔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네이버파이낸셜과 여러 사업에 걸쳐 협력할 계획"이라면서도 "당장은 네이버통장에 집중하고 있어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힘든 단계"라며 말을 아꼈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