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에 긴장하고 있다.

국내 스마트폰 사업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스마트폰 생산량 비중이 큰 베트남에서도 코로나19의 영향이 작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생산기지 베트남도 코로나19 영향받을까 ‘긴장’

▲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사장.


24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삼성전자 베트남 법인의 스마트폰 생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베트남의 코로나19 확진자는 21일 기준 16명으로 집계됐다.

23일 기준 7만7천여 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2400여 명가량이 사망한 중국과 비교해 저조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베트남은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만큼 코로나19 확산 수준과 별개로 방역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베트남 기업들이 중국으로부터 육로로 부품을 공급받는 일이 제한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베트남은 총길이 1347km에 이르는 중국 접경지대에서 도로와 철도 등의 이동을 차단하고 국경지대 랑손성의 일부 관문에서만 육로 화물운송을 허용하고 있다. 이마저도 검역절차를 통과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한국과 베트남에 생산기지를 보유하고 있어 다른 IT기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코로나19의 영향이 적다”며 “그러나 일부 부품과 소재 및 반도체를 중국에서 조달하고 있어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바라봤다.

삼성전자 베트남법인이 생산에 차질을 겪으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사업에 파장이 미칠 수밖에 없다.

일본 닛케이아시안리뷰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베트남에서 전체 스마트폰 가운데 절반가량을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 베트남 법인은 2018년 600억 달러를 수출해 베트남 전체 수출의 25%를 차지하기도 했다.

베트남 정부도 삼성전자 등 현지 제조업의 생산성을 우려하고 있다.

영국 로이터는 베트남 무역산업부 관계자를 인용해 “베트남은 중국에 재료와 장비를 크게 의존하고 있다”며 “자동차, 전자제품 및 스마트폰 제조업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부품 및 원자재를 구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현재까지는 코로나19 확산이 베트남 법인 운영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본다. 베트남의 코로나19 확진자에 삼성전자 현지 임직원 및 협력사 직원이 포함되지 않은 데다 육로 이외에도 부품을 확보할 길이 열려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베트남법인에서 해상운송, 항공운송 등을 통해 부품을 수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생산성에 문제가 없다”며 “정상가동을 지속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정부가 경제 악화를 우려해 국경에서 규제완화를 추진하는 만큼 코로나19에 따른 부품 수급문제가 이른 시일 안에 해소될 수 있다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베트남 VNA에 따르면 21일 랑손성 당국은 물류 유통을 늘리기 위해 중국과 연결된 관문을 더 많이 개방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최근 중국에서 코로나19 확산속도가 느려지는 점을 고려하면 다른 국경지대에서도 비슷한 조치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다만 삼성전자가 안심할 수만은 없다. 베트남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코로나19가 삼성전자 스마트폰사업의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폐쇄됐다. 구미사업장은 최신 폴더블(접는) 스마트폰 ‘갤럭시Z플립’을 생산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공장 가동이 멈춘 기간이 주말이라 생산에 별다른 차질이 없었다”며 “24일 오후 구미사업장을 다시 가동한다는 계획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