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을 계기로 일본 올레드TV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올레드TV 수요 확대의 수혜를 톡톡이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LG전자는 올레드TV 주도권을 잡으려는 일본 현지기업들과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쿄올림픽으로 LG디스플레이 올레드 수혜, LG전자는 장담 못 해

▲ LG전자 TV 'LG시그니처 올레드R'.


22일 업계에 따르면 NHK가 7월 열리는 도쿄올림픽 전종목을 8K로 생중계하기로 결정하면서 올레드TV 시장이 확대돼 LG디스플레이가 큰 혜택을 볼 것으로 보인다.
 
도쿄올림픽 중계방송사인 NHK는 2018년 8K 생중계를 위한 연구개발을 시작할 때부터 LG디스플레이의 88인치 올레드 디스플레이를 사용했다.

이에 발맞춰 일본 TV제조사들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올레드TV 신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게다가 일본 소비자들은 화질을 중요하는 것으로 알려져 일본에서 올레드TV 판매가 힘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TV용 대형 올레드 디스플레이를 독점 공급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가 온전히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LG디스플레이는 올레드TV 수요 증가에 대응해 생산능력을 확충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 공장은 수율문제를 해결하고 1분기 안으로 올레드 디스플레이 양산에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산이 시작되면 기존보다 2배 늘어난 연간 1천만 대 이상의 올레드TV용 패널이 생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LG전자에게는 도쿄올림픽으로 올레드TV시장이 확대되는 것이 기회이자 위기다.

올레드TV를 생산하는 일본 기업들이 도쿄 올림픽을 계기로 올레드TV진영의 '맹주'인 LG전자를 추격하는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본 소비자는 일본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올레드TV시장 성장의 수혜가 일본 TV제조사에 집중될 수 있다.

LG전자는 세계 올레드TV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 올레드TV시장의 점유율은 2019년 3분기 기준 15%에 불과하다. 

일본기업인 소니와 파나소닉이 2019년 3분기 기준 점유율 74%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2016년부터 도쿄올림픽을 겨냥해 8K TV를 공동 개발하는 등 도쿄올림픽을 TV 판매의 확대 계기로 삼기 위해 오랫동안 준비해 왔다.

소니는 1월 초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 CES2020에서 48인치 올레드TV를 소개하며 올레드TV 제품군을 소형TV까지 확대했다. 파나소닉도 55인치와 65인치 올레드TV 신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도 기술력을 앞세워 일본 기업의 올레드TV 공세에 대응하고 있다.

LG전자는 2019년 12월10일부터 ‘요도바시카메라’와 ‘빅쿠카메라’ 등 일본 유통업체의 주요 매장에서 LG시그니처 올레드 8K TV를 판매하고 있다. 일본시장에 출시된 최초의 8K TV다.

LG시그니처 올레드 8K TV는 최근 일본 영상·음향 전문매체 하이비가 주관하는 시상식에서 최고상인 금상을 수상하며 일본시장에서 기술을 인정받고 있다.

또 LG전자는 도쿄올림픽을 앞둔 2분기에 롤러블(두루마리형)TV ‘LG시그니처 올레드 R’을 내놓고 기술 우위를 더욱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 관계자는 “외국 가전업체의 무덤인 일본시장에 진출한 국내 가전업체는 LG전자 뿐”이라며 “수치의 함정에 빠져 점유율 숫자에 연연하기보다는 일본에 LG전자의 올레드 기술 리더십을 알리는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