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칩스와 칩스앤미디어가 정부의 지능형 반도체산업 육성정책에 따른 연구개발 투자 확대에 힘입어 시스템반도체사업에서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기업신용평가업계와 증권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해보면 정부가 2020년부터 지능형 반도체 투자를 큰 폭으로 확대하는 등 차세대 반도체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어 핵심분야로 꼽히는 시스템반도체업계가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텔레칩스 칩스앤미디어, 지능형 반도체 육성정책의 수혜기업으로 꼽혀

▲ 이장규 텔레칩스 대표이사.


지능형 반도체는 연산작업을 수행하는 시스템반도체에 저장기능을 보유한 메모리반도체를 융합한 것을 말하는데 단일 반도체로도 시스템을 제어할 수 있어 차세대 반도체로 주목받고 있다.    

지능형 반도체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시스템반도체는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이뤄져 강소기업에 적합한 기술집약적 산업으로 평가된다.

박철한 나이스디앤비 연구원은 "시스템반도체는 업체별 요구하는 사양과 성능이 달라 다품종 소량생산에 특화돼 있어 메모리반도체에 비해 중소 및 벤처기업이 참여하기 적합한 사업구조"라며 "다만 고도의 설계기술이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텔레칩스와 칩스앤미디어는 코스닥 상장기업 가운데 시스템반도체 설계분야에서 앞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 지능형 반도체산업 성장에 따라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기업으로 꼽힌다.

텔레칩스는 시스템반도체 설계기업으로 멀티미디어와 통신 관련 시장의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제품에 필요한 핵심 반도체 칩과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텔레칩스는 특히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에 사용되는 시스템반도체를 국내 현대차그룹과 해외 반도체기업인 네덜란드 NXP, 일본 르네사스 등에 공급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인포테인먼트는 자동차에 탑재되는 오디오, 비디오, 내비게이션 등 시스템을 말한다.

텔레칩스는 자율주행차 등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기능 확대에 발맞춰 '콕핏' 등 차세대 시스템반도체 칩 개발에도 성공했다.

텔레칩스 관계자는 "자율주행차 등 자동차산업 고도화에 따라 자동차구동 분야뿐 아니라 사용자 인터페이스 분야에도 시스템통합이 이뤄질 것"이라며 "사용자 인터페이스 통합에 따른 시스템반도체 사업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소중 SK증권 연구원은 "완성차업계는 디지털 계기판과 차량용 인포테인먼트를 하나로 통합한 디스플레이시스템을 추진하고 있다"며 "텔레칩스는 시스템통합 추세에 따라 2개의 칩들이 구현했던 기능들을 고가의 칩 한 개로 구현하게 돼 매출 증가뿐 아니라 수익성 개선도 기대된다"고 바라봤다.

칩스앤미디어는 반도체 설계자산 전문기업으로 비디오 설계자산(IP)을 핵심기술로 보유하고 있다.

비디오 설계자산은 멀티미디어 반도체 칩 설계도의 일부로 영상처리를 담당하고 있다. 모바일기기, 영상가전, 자동차 등 적용분야에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칩스앤미디어는 원하는 사물을 정확히 구분해 낼 수 있는 객체 검출기술과 낮은 해상도의 영상을 고화질의 고해상도 영상으로 확대하는 초고해상도(SR)기술 등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에 필요한 딥러닝 기반의 컴퓨터 비전기술을 바탕으로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애리 나이스디앤비 연구원은 "정부는 시스템반도체 육성정책을 통해 자율주행차 등 분야와의 연계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며 "칩스앤미디어의 독자적 딥러닝 기반 컴퓨터 비전 시스템반도체 기술은 자율주행차와 드론, 로봇, 홈 가전, 보안 카메라 등 여러 산업에 확대 적용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는 2020년부터 10년 동안 1조 원을 투입해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산업 투자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산업통상자원부는 차세대 반도체 설계기술과 장비·공정 기술개발에 2020~2026년까지 5216억 원을 투입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기술과 신소자 기술개발에 2020~2029년까지 4880억 원을 투자한다.

이를 통해 자동차 등 5대 전략산업과 공공 수요를 연계해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설계기술을 개발한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 20일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 기술개발사업의 세부적 기술 개발 추진방향을 발표하며 "시스템반도체는 4차산업혁명 실현을 위한 핵심부품으로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3대 신산업 가운데 하나"라며 "시스템반도체 설계기업 육성, 인력양성 등과 함께 차세대 반도체 분야 핵심기술 확보를 집중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