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올리브영이 기업가치를 높인 뒤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CJ그룹 경영권 승계 방정식과 그룹의 자금난을 풀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5년 만에 ‘홀로서기’를 하게 된 만큼 글로벌과 온라인사업 확장을 통해 외형을 더욱 키우는 데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CJ올리브영, 5년 만에 홀로서기로 그룹 경영권 승계방정식 풀기 시작

▲ CJ올리브영 매장 이미지. < CJ올리브영 >


1일 CJ올리브영에 따르면 구창근 CJ올리브네트웍스 올리브영부문 대표이사가 CJ올리브네트웍스에서 별도법인으로 분리된 CJ올리브영 대표이사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하반기 CJ그룹 정기 임원인사가 기다리고 있어 최종 확정전까지는 다른 변수가 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이날 주주총회를 열어 IT사업부문(가칭 CJ더넥스트)과 올리브영사업부문(CJ올리브영) 분할을 위한 주식교환 승인안건을 통과시켰다. 

CJ그룹은 12월에 IT사업부 주식을 지주사인 CJ 주식과 맞바꾸는 주식교환을 통해 CJ의 100% 자회사로 편입시키기로 했다.

이번 기업분할은 인적분할 방식이기 때문에 기존 CJ올리브영의 주주구성은 그대로 유지된다. CJ 55.01%, 이선호 전 부장 17.97%, 이경후 상무 6.91% 등이다.

중장기적으로 CJ올리브영이 기업가치를 키워 기업공개(IPO)를 하는 방식으로 오너3세들이 앞으로 이뤄질 CJ그룹 경영권 승계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는 ‘승계 지렛대’ 역할을 할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이선호 전 부장 등은 CJ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CJ제일제당과 CJ대한통운, CJENM 등의 지분을 전혀 들고 있지 않다.

지주사 CJ도 CJ올리브영 지분 55%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올리브영 기업공개를 통해 그룹의 신사업에 투자할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CJ올리브영은 2014년 CJ시스템즈에 흡수합병된 지 5년 만에 다시 ‘홀로서기’를 시작한 만큼 CJ그룹의 중책을 맡게 됐다. 

CJ올리브영은 글로벌사업과 온라인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해 외형을 더욱 키우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올리브영이 최근 5년 동안 매출이 3~4배 늘어나고 영업이익도 적자에서 올해 1천억 원에 가까운 수준으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이런 성장세를 계속해서 이어가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CJ올리브영은 상반기에 온라인 매출비중이 9.8%로 나타났는데 이를 5년 안에 2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워둔 것으로 알려졌다.

CJ올리브영은 국내 헬스앤뷰티(H&B)시장에서 점포 수 기준으로 80%에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 1위 사업자이지만 최근 유통환경이 온라인 이커머스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 만큼 적극 대처하기 위해서다.

CJ올리브영은 자체 온라인몰에 해외 유명 화장품 브랜드들을 모은 ‘프리미엄관’과 ‘다이어트&헬스’, ‘향수&디퓨저’, ‘맘&베이비’ 등 전문관을 꾸려 각 카테고리별 고객층을 구별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글로벌 진출에도 온라인몰이 핵심역할을 하고 있다.

CJ올리브영은 중국과 일본 등의 이커머스 플랫폼에 입점해 있는데 올해 150여 나라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직접 상품을 판매하는 해외 전용 온라인몰인 ‘글로벌몰’을 내놓기도 했다.

당분간 해외에서 오프라인 매장을 늘리기보단 온라인 판매채널을 키우는 데 공을 들일 것으로 전망된다.

사업 확장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외부 투자유치를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이선호 전 부장이 마약 혐의로 집행유예를 받은 만큼 올리브영의 상장이 이른 시일 안으로 추진되는 것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동안 CJ올리브네트웍스의 성장 과정에서도 그룹 차원의 밀어주기 등 편법승계 논란이 불거졌던 만큼 여론을 의식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분할 과정에서 CJ올리브영이 CJ올리브영네트웍스의 차입금과 부채 등을 대부분 감당하게 되면 부채비율이 300%를 웃도는 수준으로 치솟은 점도 해결해야할 과제로 남아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