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케미칼이 배터리 핵심소재의 생산능력을 빠르게 늘린다.

일본의 수출규제가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 국내 배터리업체들이 핵심소재를 자체적으로 조달하거나 국내업체로부터 수급할 것으로 보여 포스코케미칼은 성장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케미칼, 소재 국산화 움직임에 배터리 소재사업 확대기회 잡아

▲ 민경준 포스코케미칼 대표이사 사장.


포스코케미칼 관계자는 22일 “배터리 음극재, 양극재 생산공정에서 일본의 수출규제에 영향 받는 지점이 없다”며 “자체 생산기술을 확보하고 있고 원료도 일본으로부터 수입하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포스코케미칼은 음극재와 양극재 생산량을 늘려서 국내 배터리 생산업체의 잠재수요에 대응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이 6월 포스코케미칼의 배터리 소재사업에 2030년까지 10조 원을 투자해 매출 17조 원, 영업이익 2조3천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터라 자금력도 충분하다.

포스코케미칼은 현재 광양 율촌산업단지 안에 있는 양극재공장의 1단계 생산설비를 준공했고 2020년 양산을 목표로 2단계 증설이 진행 중이다. 

2단계 증설을 마치면 연간 3만9천 톤의 양극재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포스코케미칼은 시장상황과 수주물량을 고려해 향후 최대 8만9천 톤까지 단계적으로 생산시설을 늘려나가기로 했다.

포스코케미칼은 전기차 생산 증가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기차 배터리용 양극제도 2020년부터 광양 공장에서 양산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음극재 생산설비 또한 세종시에 위치한 연간 2만 톤 규모의 생산설비를 2021년까지 연간 7만4천 톤 규모로 증설하고 있다. 음극재 재료로 쓰이는 침상코크스를 생산하는 광양 공장도 증설하기로 하고 구체적 시기와 규모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케미칼의 대규모 증설계획은 일본 수출규제에 대응한 소재 국산화 움직임과 맞물려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 품목이 배터리 소재로 확장될 수도 있어 배터리 소재기술을 갖춘 국산 생산업체들에게는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케미칼 관계자는 “음극재는 포스코가 국내에서 유일하게 자체기술로 생산하고 있다”며 “ 증설이 끝나면 국내 배터리 제조업체들에 안정적 공급이 가능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음극재와 양극재 사업 기술을 고도화하는 한편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대규모 양산체제를 갖출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극재는 전체 배터리 가격 중 30%를 차지할 만큼 수익성이 높은 품목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19년 1분기 세계 전기차 배터리용 양극재 사용량은 4만6천 톤으로 2018년 1분기보다 2배 이상 급증했다.

변종만 NH증권 연구원은 “포스코케미칼이 양극재를 생산해오던 포스코EMS와의 합병으로 올해 2분기에 312억 원의 양극재 매출이 발생했다”며 “양극재 매출액은 2019년 1390억 원에서 2022년 1조2414억 원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광 미래에셋대우 연구원도 "향후 포스코케미칼의 주가 움직임은 양극재 가격이 결정할 것"이라며 "2017년부터 2018년 실적을 침상코크스가 이끌었다면 2020년부터 실적은 양극재가 이끌 것"이라고 바라봤다. 음극재 가격은 크게 변동성이 없는 반면 양극재 가격은 원료 가격과 기술발전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양극재 핵심소재의 가격 변동이 향후 양극재사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양극재의 핵심소재는 코발트, 니켈, 망간인데 2018년에는 코발트와 망간의 가격이 3배 이상 뛰어오르며 배터리 가격에 영향을 주기도 했다.

코발트와 리튬 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했으나 올해는 니켈 가격이 연초보다 40% 이상 급등해 배터리 제조원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니켈 가격이 포스코케미칼의 양극재 사업 수익성에 어느정도 영향을 끼칠지는 불투명하다.

포스코케미칼 관계자는 “전기차용 양극재 생산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될 것으로 아직 니켈 가격의 영향을 논하기는 이르다”며 “니켈을 전량 수입하고 있기는 하지만 니켈 가격이 오르면 배터리 제조원가에 포함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국내에 이미 배터리 생산업체들이 있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안정적으로 고객사를 확보하고 대량수주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국내외 개발사들과 제품 개발이나 테스트를 함께 하는 등 협력을 지속하며 해외업체를 대상으로 고객사 다변화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석현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