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현권 “구미형 일자리는 기업과 지역의 상생협력 경제모델”

▲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

“구미형 일자리를 통해 기업과 지역이 지속가능한 성장의 모범을 창출할 수 있다.”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경상북도 구미을 지역위원장)은 18일 비즈니스포스트와 인터뷰에서 “구미형 일자리는 지역경제 발전과 일자리 창출을 통해 한국경제의 새로운 가능성을 검증하는 시험대라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닌다”고 말했다.

구미형 일자리는 기업이 지역에 공장을 짓고 투자하는 대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공장부지를 제공하고 세금혜택, 근로자 생활기반시설을 지원하는 사회통합형 일자리정책이다.

김 의원은 구미형 일자리뿐만 아니라 구미 지역의 방위산업 활성화를 추진하는 데도 속도를 내고 있다.

- 구미형 일자리를 통해 어떤 긍정적 효과가 예상되는지?

“구미 공업단지를 비롯한 국내 공업단지들이 성장동력을 잃고 국제적으로 가격경쟁력이 약해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때에 석유에너지에서 친환경에너지로 전환에 발맞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산업을 구미공단에 유치한 것은 구미 지역경제뿐만 아니라 한국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도 큰 의미가 있다.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조화를 이뤄 체계적으로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서 지역경제 발전을 꾀한다는 점에서 구미형 일자리는 상생협력경제의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구미는 산업화 시대에 전자업종을 중심으로 공업단지가 형성되며 급속도로 발전했던 지역이다. 하지만 산업구조의 변화와 중국 등 인건비가 저렴한 경쟁국의 공업발전에 따라 장기간 제조업 침체기를 맞고 있다.

구미의 수출실적도 2013년 367억 달러로 최대치를 보인 뒤 2018년 259억 달러로 주저앉았다. 구미 공업단지의 고용인원도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구미형 일자리를 추진하는 배경에는 이런 구미지역의 제조업 침체를 극복하고 고용률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 있다.

김 의원은 “국내 대기업들이 인건비가 싸고 판매 등이 용이한 해외 현지공장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대표적 기업인 LG화학이 해외 현지공장 투자를 미루고 국내에 우선 투자하기로 결정한 것은 앞으로 한국경제 활성화에도 새로운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 구미형 일자리의 대상 업종인 전기차 배터리 분야는 구미 지역경제 활성화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은 매년 20%가량 성장하고 있고 이에 관련한 소재부품산업은 매년 30%이상 성장하고 있다.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대기업들이 세계 전기차 베터리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LG화학은 100조 원 어치를 이미 수주했고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도 수십조 원 규모를 수주했다고 한다.

현재 생산여력으로 10년 치 생산량을 미리 수주한 셈이다. 국내 기업들은 수주한 물량을 제때 공급하기 위해 국내외에서 생산기반 확충에 나서고 있다.

이미 친환경에너지로 전환은 시작됐고 전기차 배터리산업이 세계경제의 새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구미형 일자리는 이런 점에서 구미 지역경제뿐만 아니라 한국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성과가 적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 구미형 일자리를 어떻게 추진해야 할까?

“국내 대기업들이 최종 단계의 제품 조립·제조 기술이 앞서 있다고 하지만 부품·소재에 관한 연구개발과 육성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장기적으로 원가 상승에 따른 이윤 감소를 피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전기차 배터리 소재부품 실증, 공업단지 조성, 전고체 배터리(배터리 내부 양극과 음극 사이에 있는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바꾼 차세대 배터리) 개발, 폐전지 재활용 등에 관한 연구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산업생태계를 조성하고 지원해야 한다.”

김 의원은 구미형 일자리가 기업과 지역사회가 함께 발전해 나갈 수 있는 모델이 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구미형 일자리를 통해 기업과 지역경제, 정부가 모두 이익을 누리며 상생형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구미형 일자리는 정부가 억지로 기업을 강요해 '이래라 저래라' 해서 성공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며 “지역상생형 일자리를 만들고 기업과 지역이 지속가능한 성장의 모범을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지속가능성과 자발성을 비탕으로 지역에 기반을 둔 상생협력 경제를 만들고자 한다”며 “구미형 일자리는 그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구미형 일자리 외에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게 있는가?

“구미지역 방위산업이 전기차배터리산업과 함께 지역 맞춤산업의 한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왕정홍 방위사업청장과 구미경제의 새로운 활력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지역 방위산업 육성에 관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구미는 국내 유수의 방위산업체와 연구기관들이 모여 있어 정부의 국방정책과 연계해 방위산업을 키우기 위한 최적의 입지를 갖추고 있다.

이런 장점을 살려 구미에 방위산업 부품 국산화 전진기지와 해외투자 기업 부품조달 집적단지로서 역할을 수행하는 방위산업 IT전자부품산업단지를 조성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하는 방위산업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인터뷰] 김현권 “구미형 일자리는 기업과 지역의 상생협력 경제모델”

▲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



구미지역에서는 LIG넥스원, 한화, 한화시스템 등 대기업 3곳과 방위산업과 관련한 중소기업들이 100여 곳이 방위산업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다.

방위산업과 관련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김 의원은 “특히 금오공과대학교 'ICT융합기술원'은 교육부와 과기정통부 지원을 받고 있는 국내 대표적 정보통신기술(ICT) 방위산업 연구개발센터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구미시 방위산업발전협의회가 발족식을 열고 출범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구미시 방위산업발전협의회를 이끌고 있는 장세용 구미시장, 조정문 구미상공회의소 회장 등과 협력해 구미시가 대한민국 방위산업의 중심지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 앞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정책이나 법안, 지역활동이 있는지?

“새로운 일자리 창출도 중요한 일이지만, 기존 기업들과 일자리 유지에 관한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 요즘 지역에 있는 기업들을 직접 방문해서 기업의 연구개발 성과물과 사업비전을 공유하고 애로사항을 듣고 있다.

앞으로 기업들의 어려움을 함께 고민하고 그들의 연구개발 성과를 산업화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지원하는 일에 힘을 보태려 한다.

지역 노동조합 관계자들과도 자주 면담하고 있다. 지역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어려움을 접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만들어 나가는 데도 최선을 다하겠다.”

김 의원은 1964년 경상북도 의성에서 태어났다. 충암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천문학과를 졸업했고 경북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2016년에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로 20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김 의원은 민주당에서 대외협력위원회 위원장, 대구경북발전특별위원회 위원장을 겸임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