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why] 리니지2M 러시아를 해외공략 교두보로, 김택진 무얼 보고 골랐나
등록 : 2021-11-05 12:12:34재생시간 : 3:37조회수 : 1,786김원유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이 우리나라 게임 이용자에게는 꽤 생소한 게임시장을 다음 목표로 삼았다.

바로 러시아 게임시장이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리니지2M’을 들고 러시아 모바일게임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택진 사장은 왜 리니지2M의 다음 목표로 러시아시장을 노리고 있는 걸까?

러시아 게임시장은 단일 국가 기준으로 세계 11위의 게임 시장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러시아 게임시장은 2012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28.6%씩 성장했다. 2024년에는 28억 달러 시장규모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시장규모는 ‘왜 리니지를 들고 러시아에 가는가’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없다. 게임의 성공 여부를 예측해보기 위해서는 현지의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게임은 문화의 일종이기 때문에 지역마다 특정 문화를 받아들이는 정도가 매우 다르다. 예를 들어 한국, 일본 등 아시아권에서는 마니아들 위주로 즐기는 장르인 슈팅게임은 북미, 유럽 등 서구권에서는 가장 대중적 장르 가운데 하나다.

리니지M, 리니지2M 등이 우리나라에서는 엄청난 성공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세계시장에서는 큰 재미를 보지 못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렇기 때문에 엔씨소프트가 러시아시장 진출이라는 결정을 내렸을 때는, 러시아 게이머들의 문화가 리니지2M의 진출에 유리하다는 판단을 했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그 러시아 게임 이용자들의 문화란 어떤 것일까?

단적으로 말하자면 ‘한국식’ 문화라고 볼 수 있다. 경쟁요소가 들어 있는 게임을 좋아하고, 상대방보다 강해지는 데서 게임의 재미를 찾는 문화라는 뜻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했던 ‘게임콘텐츠 해외 활로 개척을 위한 신흥시장 오픈포럼’에서 김지영 앤유 마케팅 차장은 “러시아 지원과 함께 마케팅 이미지를 더욱 어둡게 바꿨다. PvP(플레이어 vs 플레이어)와 길드 배틀 등 경쟁을 강화한 콘텐츠들이 러시아에서 호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앤유는 러시아에 ‘몬스터 크라이 이터널’이라는 게임을 서비스했던 게임회사다.

리니지 시리즈의 사업모델은 경쟁에서 출발한다. 이용자들 사이의 분쟁, 길드 사이의 분쟁을 유발한 다음, 거기서 발생하는 강해지고 싶은 욕구를 통해 돈을 버는 구조다. 

러시아 게임 이용자들의 문화가 리니지의 사업모델에 잘 들어맞는 셈이다.

또 다른 이점도 있다. 리니지라는 지식재산(IP)의 인지도다.

리니지는 지식재산 인지도에 따라 성패 여부가 극명하게 갈리는 게임이다. 실제로 대만과 일본에 리니지2M이 출시됐을 때 일본에서는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지만 대만에서는 양대 마켓(구글, 애플) 1위까지 달성하는 등의 성과를 낸 것이 대표적 예시다.

리니지는 러시아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었던 지식재산(IP)이다.

2000년대 중반 이후 모스크바를 중심으로 초고속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러시아에서도 대규모 다중접속역할수행 온라인게임(MMORPG)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그중에는 리니지2의 모습도 있었다.

리니지2는 2008년부터 러시아에서 정식서비스를 시작했는데, 그 전부터 사설 서버를 통해 불법으로 리니지2를 즐길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심지어 정식 서비스 이후부터는 리니지2의 대규모 패치가 있을 때마다 엔씨소프트에서 공식 파티를 열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았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의 2018년 보고서에 따르면 넷마블이 리니지 지식재산을 이용해 만든 ‘리니지2레볼루션’은 러시아 모바일게임 순위 4위에,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은 8위에 올라있다. 이미 형제 게임들을 통해 흥행 보증수표를 발급받은 셈이라고 볼 수도 있다.

물론 우려도 있다. 가장 대표적 우려는 러시아 사람들이 아직 게임에 돈쓰기를 꺼린다는 것이다.

최진형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모스크바 무역관이 2020년 9월에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9월 기준 전체 게임 이용자의 50% 정도가 게임에 돈을 지불하지 않았고, 나머지 50%는 월 1천~5천 루블(16~79달러)을 지불했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거꾸로 보면 시장의 성장성이 남아있다는 이야기도 된다. 소득수준과 비교해 게임에 돈을 쓰는 비중이 작기 때문에 앞으로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최근 엔씨소프트는 리니지W를 통해 북미·유럽시장 공략을 선언하는 등 글로벌 확장에 커다란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리니지W의 출시 직후 평가는 좋지 못하다. 리니지W 출시 당일인 4일 엔씨소프트 주가는 전날보다 9.43% 떨어진 59만5천 원에 거래를 끝냈다.

리니지2M이 러시아 흥행에 성공해 엔씨소프트에 리니지W의 부정적 평가를 만회할 성과를 안겨다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채널Who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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