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톡톡] KG동부제철도 부활하나, 부실기업 사들여 KG그룹 일군 곽재선
등록 : 2020-10-26 17:51:57재생시간 : 17:37조회수 : 10,616임금진
다 망해가는 기업들, 매각도 잘 안 되고 청산 얘기까지 나오던 시쳇말로 ‘맛이 간’ 기업을 주목하는 한 기업인이 있다.

‘실적이 나쁜 회사라도 미래 성장 가능성만 보이면 인수한다’라는 이른바 사업 확장 DNA를 가지고 회사를 대기업 반열에 올려놓았다.

곽재선 KG그룹 회장 이야기다.

◆ ‘청산 가능성’까지 거론됐던 KG동부제철, 곽재선 인수 1년 만에 의미 있는 성과

KG동부제철이 우여곡절 끝에 KG그룹의 울타리 안에 들어선 지도 어느덧 1년이 지났다.

KG동부제철은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오랜 기간 적자경영을 이어온 탓에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었던 대표적 부실기업이었다.

채권단인 KDB산업은행마저 기업을 청산해야겠다는 의견을 냈을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던 기업을 인수한 사람이 바로 곽재선 회장이었다.

되겠냐는 의구심을 받았던 KG동부제철이 아주 조용하게 순항하고 있다. 최근 석 달 동안 KG동부제철과 관련해 실적 분석이나 전망 등 분석리포트를 낸 증권사가 단 한 곳도 없을 정도로 시장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었는데도 조용한 성과를 내고 있다.

KG동부제철은 8월에 상반기 기준으로 경상이익 327억 원을 냈다고 발표했다. 무려 12년 만의 상반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곽재선 회장은 당시 “드디어 세금을 낼 수 있는 회사가 돼 뿌듯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KG동부제철이 KG그룹에 인수된 지 1년 만에 이런 어마어마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이었을까?

곽 회장의 설명은 이렇다. 

“따로 분리돼 있던 구매와 판매 사업부를 하나로 합쳐 각종 원가와 비용 등을 전 직원이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실시간으로 변하는 철강 시황을 빠르게 파악해 유연한 영업을 하도록 했다.”

“만성 적자에 시달리던 강관사업부의 생산 중단을 결정하고 생산설비를 매각했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매각을 추진하던 동부인천스틸을 흡수합병해 물류비와 시스템 중복비를 줄여나갔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거쳤다는 뜻이다.

실적 개선의 흐름이 앞으로 이어질지 예상하기 힘들다. 어떤 증권사도 KG동부제철의 미래 실적을 예상하지 않는 상황이다 보니 앞으로 KG동부제철의 실적 발표를 그냥 기다리는 수밖에는 없다.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 부채비율이 개선됐다는 점, 차입금 축소로 이자 지출도 줄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조금씩 회생할 수 있는 긍정적 시각이 있는 반면 단기적으로 쓸 수 있는 재무구조 개선 카드를 다 쓴 상황이라 장기적으로는 어려울 수도 있다는 부정적 시각이 공존하고 있다.

◆ 곽재선은 어떻게 KG동부제철 실적을 돌려세웠나

KG동부제철의 실적 정상화는 곽재선 회장에게 중요한 일일 수밖에 없다.

KG동부제철의 덩치는 KG그룹 산하에 있는 나머지 계열사들을 모두 더한 것과 맞먹는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기업을 손에 넣은 만큼 이에 걸맞은 성과를 내는 데 실패한다면 KG그룹 자체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곽 회장은 스스로 KG동부제철 회장에 올라 회사를 이끌며 경영 정상화를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였다. 회장에 취임하지 얼마 지나지 않아 북미지역의 고객사들을 연달아 방문하며 수출 중심의 사업재편에 힘을 쏟았다.

그동안 부진했던 실적 탓에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던 신규 투자도 무려 12년 만에 재개했다.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컬러강판 생산라인 2기를 신설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KG동부제철이 체질 개선에 확 성공한 원인은 따로 있다.

곽재선 회장이 KG동부제철을 이끌면서 철저하게 능력 위주의 인사를 실시해 회사를 이끌어왔다는 사실이 체질 개선의 근본적 처방이었다는 목소리가 KG그룹 안팎에서 나온다.

곽 회장은 KG동부제철 인수 이후 기존 임원들을 대거 물갈이하면서 능력 위주로 인재를 선발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KG동부제철은 이른바 ‘임원들이 더 열심히 일하는 회사’로 변모했다.

곽 회장은 KG동부제철에서 오래 일한 직원들도 놀랄 정도로 철강업계에 대해 잘 파악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회의를 주재하면서 임원들에게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이 보지 못하는 새로운 시장을 뚫어서 영업이익률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는 데 힘이 실리는 이유다.

직원들로서는 업무를 훤히 꿰뚫고 있는 회장 밑에서 일을 하니 일을 적당히 하려야 할 수 없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풀이할 수 있다.

곽 회장은 “KG동부제철은 국내 2위 컬러강판과 수출부문 1위인 석도강판 등을 보유해 세계 최고의 표면처리업체가 될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는데 이런 기대에 부합하는 성과를 실제로 냈고 앞으로도 계속 좋은 성과를 챙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곽 회장이 ‘쓰레기 부실기업’을 정상기업으로 돌려놓은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KG그룹의 모태가 된 KG케미칼은 2003년 KG그룹의 품에 들어왔는데 인수 당시만 해도 적자를 보였던 기업이 곽 회장의 본격적 경영이 시작된 지 1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곽 회장이 인수합병 뒤에 흑자로 전환한 기업은 여럿 있다. 이런 사례들 덕분에 곽 회장은 재계에서 ‘미다스의 손’이라는 말도 듣고 있다.

◆ KG그룹, 어떤 기업인가?

KG그룹이라는 곳을 좀 더 알아보자.

KG그룹은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생소한 그룹이지만 최근에 여러 사업분야로 확장하면서 이름이 조금씩 알려지고 있다.

KFC를 현재 운영하고 있는 회사가 바로 KG그룹이다. 2017년 인수한 뒤 현재까지 KFC를 이끌고 있다. KG그룹은 최근 할리스커피까지 인수하면서 소비자들과 친숙한 외식업계로 발판 넓혔으며 현재 매각작업이 한창인 뚜레쥬르의 매각 초기에 참여하기도 했다.

좀 더 눈을 넓혀 경제계에 이름을 떨치게 된 계기를 살펴보면 바로 2019년 9월 동부제철을 인수했던 일을 빼놓을 수 없다.

동부제철은 국내 토종자본으로 설립돼 1967년 국내 최초로 냉연강판 양산한 뒤 50년 넘는 역사를 이어오고 있는 철강기업이다. KG그룹은 계열사 안에 동부제철을 품음으로써 덩치를 무려 2배가량 한 번에 확 키웠으며 재계에 존재감도 확 각인했다.

더 자주 접할 수 있는 기업도 KG그룹 안에 있다. 바로 KG이니시스라는 기업이다.

온라인거래를 하다 보면 결제창에서 ‘이니시스’라고 보이는 경우가 많다. 바로 이것이 KG그룹 소속의 전자결제기업 KG이니시스에서 제공하는 전자결제서비스다.

KG이니시스는 1998년 처음 설립됐는데 2년 만인 2000년부터 현재까지 전자결제지급시장 점유율 1위 차지하고 있다.

KG그룹 산하에는 이데일리라는 언론사도 있다. KG그룹은 이런 계열사들을 포함해 모두 9개 분야의 20개 기업을 거느리고 있다.

상장사로는 KG케미칼 KG이티에스 KG동부제철 KG이니시스 KG모빌리언스 등 5개 계열사가 있으며 나머지 15개 기업은 비상장사다.

◆ KG그룹 대기업 반열 올린 곽재선은 누구? 신중하지만 결단하면 끝장 본다

곽 회장은 1959년 대전에서 태어난 기업인으로 평소 ‘이미 본전은 뽑았다’라는 생각으로 사업을 벌여왔다.

10대 때 막무가내로 7만6천 원이라는 돈을 들고 상경했는데 이미 이 돈보다 훨씬 많이 벌었으니 본전은 했다고 스스로 평가한다. 잃을 것이 많지 않으니 괜찮다는 마음가짐으로 기업을 경영하다 보니 어느덧 대기업을 일구게 됐다고 한다.

곽 회장의 생각은 그가 2013년에 내놓은 책 ‘간절함이 열정을 이긴다’에서 엿볼 수 있다.

곽 회장은 “우리가 살 수 있는 거의 모든 행동 전략을 미리 찾아봐야 사업 리스크에 대비할 수 있다”는 철학을 지닌고 있다. 그의 철학을 엿볼 수 있는 대표적 사례는 바로 ‘스무고개 넘기’다.

그는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1차 관문으로 일명 ‘스무고개 넘기’를 한다고 한다.

추진하는 사업을 좌초시킬 만한 위험요소 20개를 먼저 꼽아보라는 것인데 이에 대한 대비책들도 생각해야 해 사업 추진 실무자들로서는 식은땀 흘릴 수밖에 없는 요소라고 한다.

일을 시작했으면 끝장을 보자는 것도 그의 신념이다.

곽 회장은 “물은 99도에서 끊지 않는다, 하지만 99도에 이르기까지 많은 에너지가 투입됐다. 그 상태에서 1도를 높여 100도까지 가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99도까지 들어간 에너지가 너무 아깝다”고 그의 책에서 강조했다.

“스포츠경기에서도 마지막 1초가 메달의 색깔을 결정짓는 경우 많아, 억울한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곽 회장의 생각들을 종합해볼 때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며 한 번 마음 먹었을 때는 어떤 수를 써서든 성공시키겠다는 그의 신념이 KG그룹을 단숨에 대기업 반열에 올려놓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곽 회장은 스스로 블로그도 운영하는데 KG그룹 홈페이지에 있는 ‘곽재선의 창’이라는 글을 통해서도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

◆ 곽재선, KG그룹의 거미줄처럼 얽힌 지배구조 개선의 과제 안다

하지만 곽 회장에게도 큰 과제가 생겼다.

KG그룹은 동부제철을 인수하며 자산 급격하게 늘어난 덕분에 2020년에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처음으로 지정됐다.

KG그룹의 자산총액을 살펴보면 2020년 5월1일 기준으로 모두 5조2560억 원이다.

KG그룹이 처음 만들어진 것이 2003년인데 17년 만에 단숨에 정부가 인정하는 대기업 반열에 올라선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KG그룹을 놓고 ‘인수합병으로 급성장한 특징 보였다’고 평가했을 정도로 KG그룹의 성장 속도는 빠르다.

정부에서 인정하는 대기업의 반열에 올랐다는 것만으로도 뿌듯한 일이다. 하지만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서 수행해야 할 의무가 많아졌다는 측면에서는 마냥 좋은 일만은 아니라는 말도 나온다.

대표적인 숙제가 바로 순환출자구조 개선 문제다.

KG그룹은 산하에 10개의 순환출자고리를 보유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공정위의 압박에 대부분이 대기업들은 자발적으로 순환출자고리 해소해왔다. 롯데그룹은 2017년 67개였던 순환출자고리를 2018년에 0개로 완전히 해소했으며 삼성그룹과 SM그룹 등도 자발적 해소에 나섰다.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하지 않는다고 엄청난 제재를 받지는 않는다.

하지만 정부의 정책기조에 발맞춰야 하는 기업의 숙명을 고려할 때 KG그룹도 순환출자고리 해소에 시동 걸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평가한 KG그룹 주요 계열사의 지배구조 등급은 사실상 낙제점이다. KG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KG케미칼의 지배구조 등급과 KG이니시스 모두 최하등급인 D등급을 받았다.

KG그룹은 순환출자뿐 아니라 상호출자로도 거미줄처럼 얽힌 지배구조를 지니고 있다.

공시대상기업집단 특성상 대규모 내부거래, 비상장회사의 중요사항, 총수일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 등을 받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향후 외형 더 키우려면 선제적으로 지배구조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

지배구조 복잡할수록 자본이 비효율적으로 운영될 가능성도 높고 그룹사 투자가 일부 계열사에만 편향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KG그룹 지배구조가 거미줄처럼 꼬인 근본적 이유는 과거 활발한 인수합병 때문이다. 인수합병을 추진하면서 계열사 사이의 효율적 자원배분 위해 여러 회사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회사 인수할 수밖에 없었고 이 과정에서 지배구조 개선 살펴볼 여력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 KG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은 ‘고차방정식’, 곽재선 지분승계까지 고려해야

KG그룹은 지배구조 정리에 나서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KG케미칼은 10월6일 KG를 흡수합병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KG케미칼이 KG 지분 81.5% 소유하고 있어 합병에 걸림돌은 없다.

KG케미칼이 KG를 합병하면 KG그룹의 줄기는 △‘곽 회장→KG케미칼→KG이티에스→KG스틸→KG동부제철’ △‘곽 회장→KG케미칼→KG이니시스→KG모빌리언스’ 등 두 가닥으로 좁혀진다.

하지만 지배구조가 바뀌어도 순환출자고리 해소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상호출자 얽힌 지분들 처분하는 데만도 상당한 시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곽재선 회장이 앞으로 대주주 일가의 지분율 높은 KG제로인을 활용해 KG그룹 지배구조의 새 판을 짜는 데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KG제로인은 금융지원서비스 제공하는 기업으로 곽재선이 지분 15.4% 보유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아들인 곽정현 KG케미칼 대표이사가 지분 34.84%, 딸 곽혜은씨가 지분 6.33% 보유하는 등 오너일가가 지분 43.26% 들고 있다는 점이다.

KG케미칼을 지배하는 곳은 오너일가 제외하면 KG제로인인데 이를 통해 KG그룹의 지배구조를 개선해나가는 것이 현실적 방안으로 여겨진다.

KG제로인과 KG케미칼의 합병을 통해 지주회사를 만들면서 자연스럽게 오너일가의 안정적 지배력을 만다는 것이 지속가능 측면에서도 합리적일 수 있다.

하지만 KG케미칼의 외형과 비교해 KG제로인의 덩치가 총수일가 이익 극대화하기에 어렵다는 점은 부담이다. KG제로인의 덩치를 키우기 위한 곽 회장의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 KG그룹 오너일가의 과도한 계열사 이사회 겸임 논란도 문제

곽재선 회장이 짊어지고 있는 짐은 이뿐만이 아니다. 과도한 계열사 이사회 겸임 문제도 점차 해소해 나가야 한다.

KG케미칼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곽 회장은 이데일리 대표이사를 맡고 있고 KG케미칼 KG이티에스 KG이니시스 등 모두 7개 회사에서 사내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아들인 곽정현 대표는 KG케미칼 대표이사 이외에도 KG동부제철 KG이티에스 KG제로인 등 모두 12개 회사에 사내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오너일가의 과다겸직은 흔한 일이다. 재계에서도 오래된 이슈인데 그만큼 정상적이고 성실한 경영이 불가능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시민단체들에서 꾸준히 제기됐다.

실제 이사회 출석률을 봐도 문제가 보인다.

곽 회장은 2018년 KG케미칼의 이사회에 평균 23.1%의 출석률 보였다. 2019년에는 92.3%로 높아졌지만 2020년 상반기에는 33.3% 수준에 그쳤다.

KG이니시스와 KG모빌리언스 등의 이사회 출석률도 아주 저조한 수준에 머무른다.

총수가 많은 권한을 보유한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리면서 이사회는 등한시하는 일은 하루이틀의 문제도 아니고 KG그룹만의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대기업 수준의 감시와 견제받게 된 상황에서는 과도한 논란을 낳을 수 있는 문제를 선제적으로 해결해야 할 필요성도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 ‘각기 다른 나무들로 숲 만들겠다’는 곽재선, KG그룹에 더 다양한 기업 품고 싶다

곽재선 회장이 만들어나갈 KG그룹의 모습은 어떨까?

대기업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면서도 앞으로도 KG그룹의 성장동력 마련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숨고르기와 더불어 인수합병에도 소홀히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매물로 나온 여러 기업에 주기적으로 눈독을 들였다는 점이 이런 주장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곽 회장은 평소 ‘나무가 아니라 더불어 숲을 이루는 회사’를 만들고 싶어 한다.

그는 홈페이지 인사말에도 “제각각 다른 나무가 더불어 하나의 숲을 이루는 모습이 바로 KG가 가고자 하는 길“이라고 표현했다.

곽 회장은 KG그룹을 대기업집단에 안착하며 규모를 키웠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그룹’이라는 말보다는 ‘가족’이라는 말을 더 좋아한다.

실제로 KG동부제철 편입 1주년 성과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곽 회장은 ‘KG가족사 편입 1주년’이라고 표기하기도 했고 이런저런 자리에서 항상 KG가족사라고 강조한다.

곽 회장은 다양한 기업들 인수하면서 오직 ‘성장성’ 측면만 주목하는 기업인이다. 만성적자를 내는 곳이라도 잘 살펴보고 이익을 거둘 수 있는 체력이 잘 다져져 있는지만 세세하게 살펴보면 해답이 나온다는 것이다.

이러한 곽 회장에게 ‘인수 시너지효과’는 고려사항이 아니다.

곽 회장은 8월 기자간담회에서 “그룹 내 계열사는 '각자도생'이라고 생각한다. 시너지효과 등을 염두하고 KG동부제철을 인수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계열사를 가족사로 표현하고 있는데 이들이 독자적인 사업 방향을 구축해가고 있고 일감 몰아주기 등 제약도 있어 그룹 내 시너지가 꼭 있어야만 하는가에 대해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KG그룹이 걸어온 길을 보면 끊임없이 인수합병을 통해 사세를 키워온 흔적은 선명하게 남아있다. ‘미다스의 손’ 곽재선 회장이 어디까지 KG그룹을 키워나갈지 주목해볼 일이다. [채널Who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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