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보현CEO톡톡] 이해욱, 대림산업 보는 눈초리에 지배력 어떻게 높일까
등록 : 2020-08-28 11:52:08재생시간 : 10:58조회수 : 4,350윤선호
이해욱 회장이 대림그룹 사업구조 재편에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이를 순조롭게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취약한 지배구조 문제를 먼저 풀어내야만 한다. 

이해욱 회장이 대림그룹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꺼낼 수 있는 카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이에 따른 부담은 무엇인지를 살펴본다.  

■ 방송 : CEO톡톡
■ 진행 : 곽보현 부국장
■ 출연 : 감병근 기자

곽보현 부국장 (이하 곽): 인물 중심 기업 분석 CEO톡톡. 안녕하십니까. 곽보현입니다. 

이해욱 회장이 대림산업 지배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이를 위해 넘어야 할 문제들은 없는지 살펴보는 시간을 마련하도록 하겠습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와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감병근 기자(이하 감): 안녕하세요.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입니다. 

◆ 이해욱, 대림그룹 지배구조 문제를 풀기 위해 어떤 방안을 내놓을까

곽: 이해욱 회장은 대림그룹 사업구조를 다시 짜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변화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는 결국 대림산업에 더 강한 지배력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있어 보입니다. 

이해욱 회장은 대림그룹 회장으로서 대림산업을 지배하고 있지만 다른 대기업 오너들과 비교하면 지배력이 다소 낮은 상황에 놓여 있죠?

감: 네 그렇습니다. 이해욱 회장은 대림그룹의 지주회사격인 대림코퍼레이션 최대주주로 대림산업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이해욱 회장은 대림코퍼레이션 지분 52.3%를 쥐고 있고 대림코퍼레이션은 대림산업 지분 21.7%를 보유한 최대주주입니다.

대림코퍼레이션이 대림산업 최대주주이긴 하지만 이해욱 회장이 대림학원 등 특수관계인 모두의 지분을 더하더라도 대림산업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은 23.1% 수준입니다. 

곽: 그러면 대림산업 지분의 77%가량이 이해욱 회장과 관련 없는 외부 주주들의 손에 있다는 건데요. 

다른 주요주주들은 누가 있습니까?

감: 국민연금공단의 지분이 13.4%로 가장 높습니다. 이외에 60%가량의 지분은 5%이상 지분을 보유한 대주주 없이 소액주주들에게 분산돼 있습니다. 

증권업계에서는 5% 공시를 피할 수 있는 선에서 외국인 기관투자자와 호반건설, 반도건설 등이 상당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곽: 외국인투자자와 중견건설사들까지 정말 다양한 주주들이 대림산업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볼 수 있겠네요.

만약 국민연금을 포함해서 이들 주주 사이에 어떤 연합이 발생하면 23% 지분율로는 이해욱 회장이 대림산업의 변화를 이끌기가 어려울 수 밖에 없겠네요. 

이렇게만 본다면 제2의 한진그룹 사태가 대림그룹에서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해욱 회장은 올해 대림사업 사내이사 연임을 포기했는데 약한 지배력이 원인이 됐을 수도 있겠군요.

감: 네 그럴 가능성도 있습니다. 국민연금은 일감 몰아주기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해욱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을 반대해야 한다는 시민단체의 압력을 받고 있었습니다. 

곽: 그렇다면 이해욱 회장이 대림산업 지배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감: 이해욱 회장이 대림산업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대림산업과 대림코퍼레이션을 합병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는 시선이 많습니다. 

대림산업이 자사주를 매입하거나 대림코퍼레이션의 100% 자회사인 대림피앤피 등을 대림산업에 합병하는 방안들도 이해욱 회장의 대림산업 지분율을 높여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이에 따른 지분율 상승이 2~3% 수준에 그칠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곽: 대림산업과 대림코퍼레이션을 합병하면 이해욱 회장의 지분율은 얼마나 오르게 됩니까? 

대림산업과 대림코퍼레이션의 규모 차이가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두 회사가 합치더라도 10%가 넘는 큰 폭의 지분율 상승까지는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데요?

감: 네. 증권업계에서는 대림코퍼레이션의 가치를 7천억~9천억 원 수준으로 바라보고 있는데요. 

이에 따르면 합병이 이뤄졌을 때 이해욱 회장의 지분율은 현재보다 6~9%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그렇게 된다면 결국 이해욱 회장이 합병을 통해 대림산업 지분을 30%가량 보유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해욱 회장은 앞서 대림코퍼레이션 지분을 확보하는 과정에서도 대림에이치앤엘, 대림아이앤에스 등 자신이 100% 지분을 보유한 회사와 합병을 활용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를 통해 이해욱 회장의 대림코퍼레이션 지분율은 32%에서 현재의 52%수준으로 높아졌습니다.   

곽: 이해욱 회장으로서는 대림산업과 대림코퍼레이션합병에 상당한 기대를 걸 수 밖에 없겠는데요. 

문제는 과연 이 합병이 이뤄질 수 있을까요?

정부는 이미 대기업 오너 지배력 강화를 위한 지주회사와 자회사 합병을 자제하라는 가이드라인을 내놓았습니다. 

그렇다면 국민연금은 이 합병에 반대할 가능성이 매우 높고 지분율이 희석될 수 있는 주주들의 반발도 심할 수 밖에 없을 텐데 이해욱 회장이 이 반발을 넘어설 명분이 있습니까?

감: 네 그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해욱 회장이 이를 이뤄내기 위해서는 대림산업과 대림코퍼레이션의 합병 목적이 지배력 강화가 아닌 기업 경쟁력 확보임을 입증해야만 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쉽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큰데요. 이해욱 회장이 기댈만한 부분으로는 비용 감소가 꼽힙니다.

두 회사의 합병이 이뤄지면 대림산업은 대림코퍼레이션의 내부거래 감소로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됩니다. 경영 효율화 효과가 발생하는 셈이죠.

대림코퍼레이션은 대림그룹 계열사들에 물류와 IT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내부거래로 지난해 실적의 9%가량을 얻었습니다. 

◆ 이해욱, 사회적 눈높이에 맞추기 위한 행보 시작했지만 넘어야 할 산 많다

곽: 그렇군요. 결국 이해욱 회장이 대림그룹 재편을 이루기 위해서는 주주는 물론 정부로부터도 공감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해욱 회장이 놓여 있는 상황은 그렇게 긍정적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해욱 회장은 현재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해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게다가 과거에는 운전기사 갑횡포 등으로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고요.

이해욱 회장으로서는 결국 자신을 둘러싼 개인적 문제를 풀어야만 경영현안들도 해결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 아닐까요?

감: 네 그럴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이해욱 회장도 이런 점을 의식한 듯 최근에는 대림그룹 오너로서 사회적 눈높이에 맞추기 위한 행보를 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대표적으로는 올해 초 주총에서 대림산업 사내이사에서 물러난 것을 들 수 있겠죠. 

이해욱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포기는 다른 대기업 회장들과 다른 사례로 행동주의펀드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곽: 그렇죠. 하지만 또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점이 문제 아닐까요?

이에 앞서 이야기한 대림그룹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이것이 현재 재판 진행 중인데 여기서 유죄가 확정된다면 주주나 정부로부터 지지를 받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감: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림산업 주요주주인 국민연금은 이미 지난해부터 스튜어드십코드를 내세우면서 경영에 적극 참여할 뜻을 보이고 있죠.

게다가 지난해에는 행동주의펀드 KCGI가 대림코퍼레이션의 2대주주에 올랐습니다.

이해욱 회장의 아버지인 이준용 대림그룹 명예회장이 공익재단법인인 ‘통일과나눔’에 기증한 지분 32.6%를 샀기 때문인데요.

통일과나눔 재단은 증여세 문제로 이를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곽: 한진그룹 경영권을 두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분쟁을 벌이고 있는 KCGI가 대림그룹에도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것이네요.

이해욱 회장으로서는 부담감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상황이겠네요.

감: 아무래도 그럴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대림코퍼레이션 영향력을 토대로 대림산업에서 KCGI가 영향력을 확대하려 한다면 이해욱 회장이 그룹경영 주도권을 쥐는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곽: 이해욱 회장이 대림그룹 오너로서 매우 중요한 순간을 맞이한 것 같습니다. 

대림그룹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넘는 대기업입니다. 대기업 순위인 상호출자 제한기업집단 순위에서도 18위에 올랐죠. 

하지만 사회적 평판은 실적을 따라가고 있질못하고 있다는 시각이 있는데 이 같은 문제도 이해욱 회장이 해결해야 할 부분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감: 네 그런 시선이 있는 것이 사실인데요. 단적인 예로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로 20대 기업 대표를 초대한 사례를 들 수 있습니다. 

이 가운데 초대받지 못한 3곳이 있는데요. 한진그룹, 부영그룹 그리고 대림그룹입니다.

곽: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이해욱 회장과 대림그룹에 관해 이야기를 해보았습니다.

이해욱 회장에게는 대림그룹을 더 큰 회사로 키워내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한 과제들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해욱 회장이 좋은 이미지를 갖춘 오너로 거듭나 대림그룹을 글로벌 디벨로퍼로 키워낼 수 있을지 지켜보겠습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
<저작권자 © 채널Who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