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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채용 서류전형에서 여성 탈락 많은 비밀이 풀린다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8-04-05 16:4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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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지원자의 성별과 출신학교 등에 따라 불이익을 줬다는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과 검찰이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의 채용비리 혐의를 살펴보는 과정에서 두 은행이 신입 직원을 채용할 때 여성에게 불이익을 준 정황이 파악됐다. 
 
은행 채용 서류전형에서 여성 탈락 많은 비밀이 풀린다
▲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일부 은행이 신입 직원을 채용할 때 성별이나 출신 학교 등으로 지원자를 차별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뉴시스>

KB국민은행은 2015년 상반기에 신입직원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남녀 성비를 맞추겠다는 명목 아래 남성 지원자의 서류전형 점수를 비정상적으로 높인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당시 국민은행이 남성 지원자 110명 정도의 서류전형 점수를 한꺼번에 높이면서 합격권 안에 들었던 일부 여성 지원자가 탈락한 정황을 수사하고 있다. 

당시 인사 실무를 맡았던 현직 국민은행 인사팀장과 KB금융지주 HR(인력개발) 총괄 상무가 업무방해 외에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도 함께 받아 모두 구속되기도 했다. 

KEB하나은행은 2013년 하나은행 시절에 신입직원을 채용할 때 성별과 학력 양쪽에서 차별행위를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금감원이 당시 하나은행의 하반기 채용과정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하나은행은 같은 직군의 대졸 신입 직원을 채용할 때 서류접수 전부터 남자 80명, 여자 20명을 뽑을 사전방침을 세웠다. 

2013년 하반기에 1만3430명이 하나은행의 직원 공채 서류전형에 응시했는데 이 지원자들의 남녀 성비를 살펴보면 1대1에 가까웠다. 

그러나 실제 서류전형을 통과한 지원자들의 성별을 살펴보면 남성 1600명, 여성 399명으로 확인돼 성비가 4대1 수준으로 불균형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여성 지원자가 미리 결정된 성비 때문에 피해를 입은 정황도 포착됐다. 서울에서 서류전형에 합격한 여성 지원자들의 최소 점수는 467점으로 남성 지원자의 419점보다 48점 더 높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하나은행이 서류전형의 계량평가 기준 444점을 남녀 차별없이 최소점수로 적용했다면 여성 합격자가 619명 증가하고 남성은 그만큼 줄었을 것”이라며 “그렇게 됐다면 서류전형 합격자의 성비는 남성 981명, 여성 1018명으로 맞춰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하나은행은 최종 임원면접에서도 합격할 점수를 받았던 여성 2명을 떨어뜨리고 더 낮은 점수를 받았던 남성 2명의 순위를 높여 특혜채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때 최종 합격한 지원자를 성별로 나눠 살펴보면 남성 104명, 여성 19명이다. 성비 5.5대1로 하나은행이 처음에 계획했던 4대1을 뛰어넘었다. 

하나은행은 전형단계마다 열리는 사정회의를 통해 명문대 출신 지원자의 면접순위를 실제보다 높게 조작해 14명을 특혜채용한 의혹도 받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당시 하나은행 인사부장과 인사팀장, 실무책임자 등 3명은 전형단계별로 합격자를 결정하는 데에 필요한 추가 요인들을 사정회의에서 비공식적으로 논의해 결정했다. 

이때 하나은행 인사관계자들은 지원자들의 출신 대학교를 1~5등급으로 구분한 뒤 높은 등급의 지원자에게 특혜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1등급은 서울대학교, 포스텍,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연구원), 2등급은 연세대학교, 고려대학교, 서강대학교로 분류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2013년 하반기에 실무면접에서 떨어졌지만 높은 등급을 준 학교 졸업자 9명을 합격 처리하고 면접에 붙었지만 더 낮은 등급으로 분류된 학교 졸업자 9명을 모두 떨어뜨린 것으로 파악됐다.  

합숙과 임원면접 단계에서도 높은 등급의 지원자 중심으로 원점수 기준 불합격처리돼야 할 12명(상반기 7명, 하반기 5명)이 합격한 것으로 확인됐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과 일부 여당 의원들은 두 은행의 최종 인사책임자로 윤종규 KB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과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을 지목해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허권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도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은 헌법이 보장하는 평등의 가치를 짓밟았다”며 “검찰이 더 철저하게 수사해 처벌하고 적폐 채용의 중심에 있는 윤종규 회장과 김정태 회장도 즉각 사퇴할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다른 은행과 제2금융권 등의 채용실태도 점검해 채용과정에 차별이 없었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를 놓고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은 5일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KEB하나은행이나 국민은행 외에 (다른 은행에도) 성차별 문제가 있어 보이는 만큼 최대한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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