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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 생사의 갈림길에 서다

이지혜 기자 wisdom@businesspost.co.kr 2017-11-21 17:5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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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해양과 성동조선해양이 생사의 갈림길에 서있다.

STX조선해양과 성동조선해양은 회계법인의 중간 실사보고서에서 청산가치가 존속가치보다 더 높게 나왔다. 하지만 이 두 조선사가 청산됐을 때 지역경제에 미칠 타격이 커 STX조선해양과 성동조선해양이 이번 고비를 넘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성동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 생사의 갈림길에 서다
▲ 장윤근 STX조선해양 대표이사.

2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11월 안에 중형 조선사의 구조조정과 관련해 공식적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이때 STX조선해양과 성동조선해양 등 중형 조선사의 생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한영회계법인이 실사와 관련한 중간보고서를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과 검토하는 과정에서 보고서 내용이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보고서에는 STX조선해양과 성동조선해양의 청산가치가 존속가치보다 높다는 내용이 담겼다. 

국책은행 관계자는 “실사결과를 최종적으로 결론 낸 보고서가 아닌 중간보고서인 만큼 큰 의미는 없다”며 “최종보고서에 어떤 내용이 담겨 정부가 중형 조선사를 어떻게 재편하겠다는 방침을 세울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STX조선해양과 성동조선해양은 아직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STX조선해양 관계자는 “그동안 누적적자가 쌓여 STX조선해양의 미래를 단기적으로 바라본다면 청산가치가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법원이 STX조선해양에 향후 10년을 바라보고 자구계획안 세우라고 한 만큼 STX조선해양을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봐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TX조선해양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선박을 한 척도 수주하지 못했지만 올해 들어 16척의 일감을 확보했다. 이 가운데 11척은 산업은행 등 금융권이 선수금환급보증을 발급해줘야 본계약을 맺을 수 있는데 산업은행은 STX조선해양에 선수금환급보증을 발급해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STX조선해양이 올해 확보한 일감을 확실히 수주해 수익을 내기까지 적어도 1~2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사는 일반적으로 선박 건조대금의 일부만 선수금으로 받고 나머지 건조대금은 인도시점에 받는데 이때문에 STX조선해양도 2019년에 들어서야 본격적으로 매출을 낼 수 있다는 말이다. 

성동조선해양도 올해 7월 선박 5척을 수주해 STX조선해양과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다. 

금속노조 성동조선해양지회는 21일 통영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채권은행이 ‘저가수주는 안 된다’며 수주영업을 하지 못하게 통제하고 있다”며 “수출입은행이 성동조선해양의 청산가치가 높다고 언론에 흘리며 새 정부에 부실경영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STX조선해양, 성동조선해양이 경영을 정상화해 홀로서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상황에서 청산가치가 존속가치보다 높다고 본 중간보고서의 결정이 조급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검찰이 징역 1년을 구형함에 따라 김 회장이 남은 임기 동안 업무를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성동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 생사의 갈림길에 서다
▲ 오은상 성동조선해양 경영관리부문 부사장(왼쪽), 최한일 생산관련부문 부사장.

STX조선해양과 성동조선해양을 청산할 경우 지역경제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STX조선해양 직원 수는 올해 9월 말 기준으로 1427명, 성동조선해양의 직원 수도 1300여 명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STX조선해양과 성동조선해양은 직원 수를 2010년 초반보다 절반 넘게 줄였는데 이 기업이 청산되면 경상남도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가 일자리를 강조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책은행과 산업통상자원부 등이 STX조선해양과 성동조선해양의 청산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STX조선해양이 최근 산업은행으로부터 선수금환급보증을 발급받게 되는 것을 놓고 정부가 중형 조선사를 살려두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게 아니냐는 말도 나돈다. 

하지만 STX조선해양과 성동조선해양의 생존 가능성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STX조선해양과 성동조선해양의 주력선종인 원유운반선이나 중형유조선 등은 국내 중대형 조선사뿐 아니라 해외 조선사도 건조할 수 있는 부문”이라며 “해외조선사와 기술력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지만 인건비 비중이 큰 국내 중형 조선사가 장기적으로 생존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중국 등 인건비가 저렴한 해외조선사가 강력한 저가공세를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STX조선해양과 성동조선해양이 저가수주를 피하기 어려워 기업경쟁력이 갈수록 약해지는 악순환에 빠져들 수 있다는 말이다. 

STX조선해양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계속 영업손실을 봐왔고 성동조선해양도 2009년부터 줄곧 영업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STX조선해양에 4조5천억여 원을, 수출입은행 성동조선해양에 2조 원 정도를 수혈했는데 이런 지원이 계속될 경우 국책은행이 ‘밑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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