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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현금 소진 우려 커져, 강한승 흑자구조 만들 묘책은 있나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2-01-27 17:3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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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의 자금줄인 쿠팡Inc가 보유 현금을 빠르게 소진하고 있다.

현재 속도라면 3년 안에 현금을 다 소진할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확실한 흑자구조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다시 자본시장에 손을 벌려야 한다는 얘기다.
 
쿠팡 현금 소진 우려 커져, 강한승 흑자구조 만들 묘책은 있나
▲ 강한승 쿠팡 대표이사 사장.

강한승 쿠팡 대표이사 사장은 쿠팡의 흑자구조를 어떻게 만들어낼까?

27일 쿠팡Inc의 분기보고서와 쿠팡의 공시 자료 등을 종합하면 쿠팡Inc가 보유한 현금이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2021년 1분기 말 기준으로 쿠팡Inc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43억3280만 달러였다. 하지만 같은해 3분기 말 기준에서는 39억2857만 달러로 줄었다.

반 년 만에 현금 약 5천억 원이 빠진 것이다.

현금 보유액이 가파르게 줄어드는 이유는 쿠팡Inc가 한국법인 쿠팡에 자금을 대고 있기 때문이다.

쿠팡의 지분 100%를 보유한 쿠팡Inc는 2021년 3월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하면서 모두 5조 원에 가까운 자금을 조달했다. 쿠팡Inc는 이렇게 조달한 자금을 한국법인 쿠팡에 유상증자 형태로 지원하고 있다.

2021년 말 기준으로 쿠팡Inc가 보유한 현금은 더 줄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쿠팡은 지난해 4분기에만 모두 2차례, 10월과 11월에 각각 2938억5천만 원, 4749억5천만 원 등 모두 7688억 원을 유상증자했다. 주주배정 증자이기 때문에 모든 돈은 쿠팡Inc가 댔다.

쿠팡Inc가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진행된 쿠팡 유상증자에 댄 돈만 모두 1조3885억 원 규모다. 이 속도대로라면 쿠팡이 뉴욕증시에서 조달한 자금은 길어도 3년 안에 바닥을 보일 수 있다.

쿠팡이 영업활동으로 현금을 만들어낸다면 문제가 없다. 사업으로 벌어들인 현금을 투자가 필요한 곳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만 갖춘다면 자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실제로 쿠팡은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쿠팡이 2021년 1~3분기에 본 영업손실은 10억9736만 달러다. 한국 돈으로 1조3천억 원이 넘는다. 2020년 같은 기간보다 영업손실 규모가 2.8배 넘게 증가했다.

영업활동에 따른 현금흐름도 좋지 않다.

쿠팡은 2021년 1~3분기에 영업활동에 따른 현금흐름에서 -2억783만 달러를 보였다. 2020년 1~3분기에는 현금 순유입만 2억8509만 달러였는데 1년 만에 순유출로 전환했다.

강한승 사장으로서는 쿠팡의 수익화에 고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리고 있는 것이다.

물론 강 사장은 2021년 12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흑자전환 시기를 묻는 질문에 “지금은 고객만족을 위한 투자에 집중할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던 점들을 고려하면 쿠팡이 앞으로도 수익구조를 만드는 데 손을 놓고 있는 것은 힘들어 보인다.

향후 수익 창출에 가장 빠르고 적극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내 수익화 모델을 만드는 것이 강 사장에게 시급한 과제일 수밖에 없다.

현재 쿠팡이 쿠팡Inc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투자하는 주요 분야는 쿠팡프레시(신선식품)와 쿠팡플레이(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쿠팡이츠(배달)뿐 아니라 물류거점 확대까지 다양하다.

이 가운데 쿠팡프레시와 쿠팡플레이, 쿠팡이츠가 하고 있는 사업들을 보면 시장에 경쟁자가 다양한 탓에 당분간 출혈경쟁을 지속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여겨진다.

쿠팡프레시는 SSG닷컴과 마켓컬리, 오아시스와 경쟁해야 하며 쿠팡플레이는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등과 싸워야 한다. 쿠팡이츠도 배달의민족이나 요기요와 같은 플랫폼과 시장 점유율 다툼을 치열하게 하고 있다.
 
쿠팡 현금 소진 우려 커져, 강한승 흑자구조 만들 묘책은 있나
▲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

이를 감안해 보면 쿠팡이 1조7천억 원을 넘게 들여 투자하고 있는 전국 여러 거점의 물류센터를 통한 수익 창출이 그나마 현금 확보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쿠팡의 롤모델로 흔히 거론되는 아마존은 이미 3자 물류대행 서비스(3P)를 통해 막대한 수수료 수익을 얻고 있다.

2020년 아마존 실적을 보면 직매입에서 나오는 매출이 51%, 풀필먼트 대행 수수료(3자 물류대행 서비스)가 21%다. 실제 거래액으로는 3자 물류대행 서비스의 매출이 직매입을 앞선 것으로 추정된다.

쿠팡처럼 전국에 100여 곳의 물류거점을 구축하는 회사가 한국에 아직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쿠팡이 결국 빠른 물류인프라 확충에서 수익화 가능성을 엿볼 기회가 있는 셈이다.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 역시 지난해 11월 쿠팡의 3분기 실적발표회에서 3자 물류대행 서비스의 수익화와 관련해 “2022년 하반기나 연말부터는 물류 확장이 사업에 기여하는 모습 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밖에 쿠팡이 강화하고 있는 광고사업 등도 향후 쿠팡의 수익화에 기여할 여지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은 그동안 시장의 의심과 싸우며 미국 증시에 성공적으로 입성해 투자자들에게 인정을 받았던 회사다”며 “현재 쿠팡이 진행하는 투자가 단순히 현금을 소진하는 차원이 아니라 다른 자산으로 환원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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