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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추미애 부하 아니라는 윤석열, 버티기 종착지는 대선인가

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 2020-10-22 16:5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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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1118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추미애</a> 부하 아니라는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765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윤석열</a>, 버티기 종착지는 대선인가
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잠기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과하지욕(袴下之辱). '남의 가랑이 사이를 기는 치욕'이라는 말로 중국 한나라의 개국공신인 한신(韓信)의 고사에서 유래해 큰 뜻을 위해서 작은 치욕을 견딘다는 의미로 쓰인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여당 및 법무부와 계속해서 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런 고사성어를 되뇌었을까?

22일 윤 총장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16일 수사지휘권 행사를 놓고 “근거, 목적 등에서 위법한 것은 확실하다고 생각한다”며 “이 문제를 법적으로 다투면 법무검찰 조직이 너무 혼란스러워지고 국민에게 피해가 가기 때문에 쟁송절차로 나가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윤 총장이 '위법'이라는 단어를 쓰면서 강경한 태도를 보인 것은 무서워서 움츠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 참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은 16일 세 번째로 추 장관의 수사지휘를 받았다.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은 71년 헌정사에서 모두 네 번 발동됐는데 2005년 처음으로 발동된 뒤 세 차례 모두 추 장관과 윤 총장 사이에서 발동됐다.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 자체가 검찰총장을 신뢰하지 못한다는 의미인 점을 고려하면 윤 총장으로서는 굴욕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2005년 처음으로 수사지휘권이 발동됐을 당시 김종빈 검찰총장은 천정배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를 수용하고 사퇴했다.

게다가 이번 수사지휘에는 라임사건과 관련해 윤 총장의 지휘권을 배제하고 배우자, 장모 등 윤 총장의 가족 관련 수사를 지시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윤 총장은 이날 국감에서 “법리적으로 검찰총장은 법무부장관의 부하가 아니다”, “중상모략은 제가 쓸 수 있는 가장 점잖은 단어” 등 발언을 통해 법무부를 향한 불편한 속내를 강하게 내보였다.

다만 향후 거취를 놓고는 물러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윤 총장은 “임명권자께서 아직 말씀이 없었고 임기라는 것은 취임 때 국민과 한 약속”이라며 “어떤 압력이 있더라도 제가 할 소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총장이 전례가 없는 세 차례 수사지휘를 받으면서도 자리를 지키는 이유는 검찰조직이 정치권의 견제를 받지 않도록 독립성을 지켜야 한다는 신념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은 이날 법무부장관과 검찰청의 관계와 관련해 “장관은 기본적으로 정치인”이라며 “전국 검찰과 검찰총장이 장관의 부하라면 정치인의 지휘에 따라 수사와 소추를 해야 하기 때문에 검찰의 정치적 중립, 사법독립과 먼 이야기가 된다”고 말했다.

윤 총장의 이런 '소신'은 그를 검찰총장으로 만들어준 이유이기도 하다. 

윤 총장은 2013년에 18대 대통령 선거 기간 중 국가정보원이 댓글을 통해 선거에 개입한 사건을 수사했고 2016년에는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 및 삼성그룹 관련 사건 수사 등을 맡았다.

모두 정치권의 외압에 맞서 법을 집행하는 일이었고 윤 총장이 2013년 국정감사에서 내놓은 “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발언은 그의 소신을 대변하며 대중의 지지를 얻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윤 총장을 주요 국정과제인 적폐청산을 이끌어 줄 인물로 보고 2019년에 그를 검찰총장에 임명했다.

하지만 검찰개혁을 놓고 문 대통령의 생각과 윤 총장의 생각 사이에 메울 수 없는 간극이 현재 검찰과 법무부 사이 갈등까지 이어지게 됐다. 

문 대통령이 추진하는 권력기관 개혁은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있어서는 안된다는 취지지만 윤 총장이 생각하는 검찰독립은 정치권의 외압을 받지 않는 검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윤 총장이 스스로 그가 자리를 지켜야 할 이유 가운데 하나로 언급한 ‘임명권자’가 이후에 추 장관을 법무부장관으로 임명했다는 점은 윤 총장에게 경고나 마찬가지다.

이런 점에서 윤 총장으로서는 ‘토사구팽(兎死狗烹)’을 떠올릴 수 있다. 토사구팽은 토끼가 죽으면 사냥개를 삶는다는 뜻으로 가랑이 사이를 기며 '과하지욕'을 견뎌낸 한신이 훗날 유방에게 버림을 받고 죽기 전에 내뱉은 말이기도 하다.

이용가치가 없어지면서 버림받는 처지를 뜻하는 말로 많이 쓰이지만 정작 한신이 죽음을 당한 이유를 살펴보면 한고조 유방에게 끊임없이 권력의지를 드러낸 것이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과하지욕을 모두 견뎌냈던 원동력이 결국에는 스스로를 망친 셈이다.

이 상황에서 윤 총장에게는 정치입문이라는 선택지가 눈 앞에 놓여져 있기도 하다.

윤 총장이 여당,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윤 총장의 지지율이 오르자 보수야권에서는 윤 총장을 다음 대통령후보로 내세우려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리얼미터가 7일 내놓은 다음 대선후보 지지율 조사에서는 윤 총장이 8%의 지지를 받아 범야권 후보 가운데 9%의 지지를 받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이어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윤 총장은 과거에 그를 향해 검찰주의자라는 말이 나오는 것을 놓고 “일각에서 나를 검찰주의자라고 평가하는데, 나는 기본적으로 헌법주의자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헌법에는 삼권분립의 원칙도 있지만 권력의 견제와 균형이라는 정신도 들어있다. 앞으로 윤 총장은 어디서 '진정한' 소신을 찾고 어떤 행보를 보이게 될까.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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