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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인공지능시대가 왔다, 문과 출신 직업은 정말 사라질까

윤휘종 기자 yhj@businesspost.co.kr 2020-09-29 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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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의 발달이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AI)이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어 현재 사람이 하고 있는 일의 대부분을 인공지능이 빼앗아 갈 것이라는 두려움마저 나타나고 있다.

인공지능과 인간의 일자리를 놓고 전문가들도 나뉘고 있는 비관론과 낙관론의 이야기를 집중해서 살펴보겠다..
 
◆ 기술을 모르면 경영을 할 수 없다 

아직 완전한 인공지능시대가 오지 않았지만 최근 기술의 급격한 발달만으로도 기업경영의 패러다임은 바뀌고 있다.  

단적인 예가 기업에서 이공계 출신 신입사원을 많이 뽑고 문과 출신 채용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경영학과, 경제학과 등 상경계 문과 출신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마저도 이공계 출신의 강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헤드헌팅업체 유니코써치가 국내 기업 1천 개 CEO들의 출신학과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10년 43% 수준이었던 이공계 출신 CEO 비율은 2019년에 51.6%로 늘어나며 처음으로 인문계 출신 CEO 비율을 앞질렀다. 

시가총액 기준 코스피 10위까지 기업의 CEO(오너경영인 제외) 가운데 문과 출신은 이원희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과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사장 두 명뿐이다. 

문과 출신 CEO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술 공부가 반드시 필요한 시대가 되기도 했다.

최지성 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장 부회장은 반도체를 다룬 책 한권을 통째로 외웠다고 하고 권영수 LG 대표이사 부회장은 가족행사도 참여하지 않은 채 밤새도록 기술공부에 매진했다고 한다.

◆ 엎친데 덮친 격, 문과생들을 뒤덮은 ‘인공지능’ 공포

문제는 이런 현상이 점점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인공지능(AI)의 발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경영지원 사무직, 은행 창구직원, 세무사, 회계사, 기자, 변호사 등 문과 출신 인재들이 주로 맡게 되는 직업들이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인공지능 기술의 수준은 일부 직업을 충분히 대체할 수 있는 정도까지 올라와 있다. 

IBM이 개발한 ‘로스’라는 이름의 인공지능 변호사는 실제 재판에서 변론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고도의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의 정보기술(IT)기업 노스포인트가 개발한 인공지능 '콤파스(COMPAS)'는 형사범죄자들의 재범 확률을 판단하는 역할을 하는데 미국의 신시내티 주와 위스콘신 주 등에서는 이 인공지능을 실제로 법원이 형량을 결정하는 데 활용하고 있기도 하다. 

특히 단순반복업무는 빠르게 인공지능으로 대체돼가고 있다.

기업의 고객 응대(CS) 직원들은 인공지능 상담서비스 ‘챗봇’으로, 건설현장의 노동자들은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된 로봇으로, 항만 노동자들은 자동화항만으로 대체되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한쪽에서는 이미 노동자들 사이에 ‘신 러드주의’가 퍼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 러드주의란 19세기 영국에서 발생한 대규모 기계파괴운동인 ‘러다이트 운동’에서 유래한 용어로 노동자들이 직업을 잃게 될까 두려워 첨단기술이 산업에 적용되는 것을 거부하는 현상을 말한다. 

맥아피 MIT 교수는 "과거 대량생산 기계가 단순 육체 노동을 대체했던 것이 ‘1차 기계시대’라면 기술의 기하급수적인 발전에 힘입어 로봇과 인공지능이 복잡한 육체노동, 나아가 지식 노동마저 대체하는 ‘2차 기계시대’로 이미 진입했다"며 "실업 증가, 나아가 사회 양극화가 심각한 수준으로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스본 옥스퍼드 교수 역시 “미국의 일자리 가운데 47%가 자동화 될 위험에 처해 있다”며 “기술발전에 힘입어 로봇과 인공지능이 다룰 수 있는 작업 범위가 비정형적, 비반복적 업무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인공지능이 새로운 직업을 탄생시킨다

반대로 인공지능이 오히려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에 인공지능의 발달이 실업률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는 지나치게 과도한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LG비즈니스인사이트는 ‘로봇과 인공지능의 발전이 중산층을 위협하는가’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비관론자들은 노동 총량의 오류에 빠져있다”며 “로봇이 일자리 하나를 차지하면 인간이 즉각 일자리 하나를 잃는다고 생각하는 것은 지나친 단순화”라고 설명했다.

미국 보수주의 싱크탱크인 ITIF 역시 “로봇과 인공지능에 의한 인력 대체가 일어난다고 하더라도 기업의 생산성 향상이나 매출 증가는 경제 전반에 다각적 고용 창출 파급효과를 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인공지능의 발달은 일자리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이동시키는 것이고 오히려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효과도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공군에서 운용하는 F-16 전투기 한 대를 운용하는 데는 약 100 명의 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미국에서 운용하고 있는 무인 정찰기 ‘프레데터’ 한 대의 운용에는 168명의 지원 인력이 필요하다.

미국은 현재 무인 드론이 보내는 정보를 해석하기 위해 6만5천 명에서 7만 명 정도의 인력을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쪽에서는 로봇과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하는 방향이 아니라 인간의 업무를 보조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가장 대표적 예가 수술로봇이다. 수술로봇은 의사의 업무 효율을 비약적으로 향상시켜줄 수 있지만 의사 자체를 대체하지는 않는다. 

최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는 자율주행 기술 역시 오류에 따른 사고 가능성을 생각한다면 인간 운전자가 함께 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 인공지능이 촉발할 사회·경제적 변화에 미리 대비해야

낙관론과 비관론 가운데 무엇이 옳다고 분명하게 말하기 힘든 상황에서 인공지능의 발달이 불러올 수 있는 사회·경제적 변화에 미리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기업은 인공지능을 비롯한 첨단 기술로 대표되는 미래 사업 변화에 적응해야 할 필요성이 매우 큰 경제 주체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국내 기업들은 인공지능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기술 고도화를 위해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6월 세바스찬 승(승현준)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교수를 삼성리서치연구소 소장으로 영입했다. 승 교수는 뇌 신경공학을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 분야에서 세계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 석학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초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박람회 CES2020에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을 만나 인공지능 분야에서 협력하자는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네이버는 2019년 10월 글로벌 AI연구벨트 구축을 선언하고 유럽과 아시아 지역의 여러 나라들과 함께 인공지능 기술 고도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는 현대중공업그룹, 한국투자증권, 카이스트, 한양대학교 등과 함께 ‘AI원팀’을 결성해 인공지능 기술 고도화와 생태계 육성을 위한 산·학·연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인간과 기계 사이의 협업 프로세스를 고도화하고 기술의 발달에 따른 대규모 실업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일자리 창출을 위한 고민을 계속하는 것 역시 4차산업혁명시대 기업의 과제다.

인공지능의 발달이 자칫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개인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 수도 있는 만큼 정부 차원에서 교육과정 혁신, 사회안전망 확충 등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입법조사처는 ‘4차산업혁명 대응 현황과 향후 과제’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정부는 4차산업혁명의 기회·편익과 관련된 개인의 소외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국민들이 최소한의 디지털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며 “4차산업혁명시대에 필요한 디지털 역량의 개념과 수준, 현재 국민들의 역량 등과 관련된 연구가 선행돼야 하며 정보격차 해소와 관련된 고려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채널Who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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