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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캐딜락 XT6, 절제된 외관에 주행능력 뽐내는 '똘똘한 SUV'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0-03-21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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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캐딜락 XT6, 절제된 외관에 주행능력 뽐내는 '똘똘한 SUV'
▲ 캐딜락 'XT6'.
‘똘똘한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캐딜락 XT6 론칭행사에서 가수 출신의 카레이서 김진표씨는 차를 이렇게 표현했다.

크로스오버(CUV) 형태의 독특하고 개성있는 디자인에 넉넉한 공간, 만족할 만한 주행능력, 그리고 첨단 안전·편의사양까지 갖추고 있어 나무랄 데 없다는 것이다.

캐딜락이 8천만 원대 중반의 가격으로 들고 나온 XT6로 제네시스 GV80이 불을 지핀 국내 고급 대형SUV 시장에서 고객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알아보기 위해 차를 직접 타봤다.

◆ 캐딜락 XT6, 절제된 외관에다 특유의 미국 감성 드러나는 내부

제너럴모터스(GM)의 고급 브랜드 캐딜락이 한국 법인 GM아시아퍼시픽지역본부를 통해 16일 한국에 출시한 XT6를 시승해볼 수 있었다.

시승은 20일 서울 압구정동에 위치한 캐딜락하우스에서 경기 가평의 한 카페까지 왕복 112km 구간에서 진행됐다.

XT6는 국내에 단일트림(세부사양 등에 따라 나뉘는 일종의 등급)인 스포츠모델로만 출시됐다.

자동 9단 변속기와 3.6리터 V6 자연흡기 가솔린 직분사엔진이 결합된 파워트레인(엔진과 변속기 등 동력전달계)이 장착돼있으며 4륜구동 방식이다. 타이어는 20인치 미쉐린타이어가 장착됐다.

시승에 앞서 크기부터 살펴봤는데 제네시스의 GV80보다 꽤 크다는 느낌부터 들었다.

XT6의 제원을 살펴보면 전장(차량 길이) 5050mm, 전폭(차량 너비) 1965mm, 전고(차량 높이) 1750mm, 휠베이스 2863mm다. GV80보다 전폭은 10mm 좁지만 전장과 전고가 각각 105mm, 35mm 길고 높다 보니 크기가 부각될 수밖에 없다.

외관 디자인에서는 ‘절제’가 잘 느껴진다.

상당히 큰 몸집에도 불구하고 전면부에 과하지 않은 크기의 그릴, 세로형으로 배치된 주간 주행등, 날렵하게 다듬은 헤드램프가 적절하게 조화돼 세련된 느낌을 준다.

측면에는 도어 아래쪽에 크롬라인을 넣어 다소 무난할 수 있는 옆면에 특징을 살렸으며 후면부는 캐딜락 고유의 디자인 흐름을 계승한 리어램프가 적용돼 있다. 
[시승기] 캐딜락 XT6, 절제된 외관에 주행능력 뽐내는 '똘똘한 SUV'
▲ 캐딜락 'XT6' 옆면.
내부를 살펴보면 미국 완성차기업 특유의 감성이 잘 드러난다.

직관적인 것을 선호하는 미국 소비자들은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AVN) 화면을 터치해 차량의 각 기능을 제어하는 방식보다는 센터페시아나 운전석 왼편에 나열된 버튼을 눌러 간단하게 조작할 수 있는 방식을 선호한다.

XT6에 탑재된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조작 버튼이 대표적 예다.

국내 대부분의 차들은 스티어링휠 버튼이나 내비게이션 화면 조작을 통해 계기판 등 디스플레이에 제어 화면을 띄우고 이를 통해 헤드업디스플레이 위치를 조절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하지만 캐딜락은 XT6 운전대 왼쪽에 헤드업디스플레이 조작 버튼을 둬 누구나 쉽게 위나 아래로 터치해 화면을 제어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투박하더라도 직관적인 것을 추구하는 미국 브랜드의 감성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다소 ‘싸게’ 보일 수 있지만 차량 운전 때 전방을 주시하면서도 화면을 쉽게 조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라고도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맘에 드는 요소는 기어노브였다.

비행기의 엔진출력을 높일 때 당기는 스로틀레버와 흡사하게 만들어진 기어노브는 하이그로시 재질로 만들어져 깔끔하면서도 첨단적 느낌을 준다.

6인승모델의 2열 공간은 나무랄 곳 없이 넓고 쾌적하다. 다만 3열은 무릎공간이 넉넉치 않아 키가 큰 성인남성이 장시간 앉아있기 불편할 수 있다. 
[시승기] 캐딜락 XT6, 절제된 외관에 주행능력 뽐내는 '똘똘한 SUV'
▲ 캐딜락 'XT6' 내부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주행능력 자랑하지만 아쉬운 제동능력

도로를 달려보면서 XT6의 진정한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승차감과 가속능력, 정숙성 등 여러 요소들이 만족스러웠지만 이 가운데서도 가장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부분은 승차감이었다.

방지턱을 넘거나 다리의 연결부위를 통과할 때, 노면이 고르지 않은 구간을 통과할 때 모두 고급 대형세단 수준과 비슷한 부드러운 승차감을 느낄 수 있었다.

다소 단단한 세팅이라 여겨졌던 GV80과 비교하면 부드러운 느낌을 더욱 잘 받을 수 있다.

캐딜락코리아는 이런 서스펜션 특징을 “지속적 댐핑 컨트롤이 가능한 액티브 스포츠섀시를 기반으로 적용한 ‘퍼포먼스 서스펜션’이 노면에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코너링에서 차체의 움직임을 효과적으로 제어한다”고 설명한다.

부드러운 승차감과 별개로 민첩한 움직임도 특징이다. 고속에서 차선을 변경할 때 스티어링휠 조작과 동시에 차체가 민첩하게 따라오는데도 불구하고 좌우 흔들림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공차중량(차량 무게)만 2.1톤이 넘는 차 치고 꽤 우수한 자세제어 능력이다.

소음제어 능력도 좋다.

6기통 가솔린엔진이라는 특성상 실내에 유입되는 엔진소음은 거의 없었으며 노면을 통해 실내 탑승자들에게 전달될 법한 노면소음도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시속 150km 이상에서도 풍절음(차량을 스치는 바람소리)이 거의 들리지 않았다는 점도 고급 대형SUV의 품격을 높여주는 요소다.

가속능력도 훌륭하다.

9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된 덕분인지 급가속을 할 때 빼고는 모두 1500rpm(분당 회전수) 안쪽의 엔진 출력으로도 변속이 안정적으로 이뤄졌다. 변속할 때 느껴질 수 있는 이질감은 전혀 없었다.
[시승기] 캐딜락 XT6, 절제된 외관에 주행능력 뽐내는 '똘똘한 SUV'
▲ 캐딜락 'XT6' 기어노브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응답성이 다만 아쉬웠다.

시속 120km까지는 가속페달을 밟는 대로 속도가 쭉 붙지만 이후에는 더 속력을 내는데 시간이 걸렸다. 힘이 달리는 느낌은 들지 않았지만 가속페달을 꾹 눌러야만 할 정도로 응답성이 늦어 다소 답답한 느낌도 들었다.

문제는 제동능력이다.

브레이크페달을 생각보다 깊게 눌러야 제동이 시작될뿐 아니라 반응속도도 느려 급제동이 필요한 상황에서 위험할 수 있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XT6의 속도를 내가 원하는 만큼 줄이거나 멈춰세우려면 ‘내 생각보다 빨리’ 브레이크페달을 밟아야 한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 성능은 합격점을 받기에 충분하다.

차량 간격을 계산해 자동으로 속도를 조절해주는 어댑티드 크루즈컨트롤 시스템은 운전자의 피로감을 덜어주며 차선 이탈을 경고하고 차선 유지를 도와주는 기능들은 안전성을 높여준다.

전방 차량에 추돌할 가능성이 있을 때 경고음뿐 아니라 좌석의 진동을 통해 운전자에게 경고를 주는 ‘안전경고 시트’ 기능도 칭찬할 만하다.

가장 눈에 띄는 기능은 ‘나이트 비전’ 시스템이다.

나이트 비전은 어두운 곳을 주행할 때 열상감시장비를 통해 앞쪽의 차량이나 사람 등 장애물들을 인식한 뒤 이를 계기판 디스플레이에 보여주는 기능으로 캐딜락이 2000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헤드램프를 ‘자동’이 아닌 ‘온(On)’ 상태에 두어야만 작동하는데 시야가 다소 제한될 수 있는 깜깜한 곳에서도 전방을 깨끗하게 볼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됐다.

편도 56.5km 구간을 시승한 뒤 화면에 나온 연비는 10.2km/ℓ다. 공인 복합연비인 8.3km/ℓ보다 훨씬 높게 나왔다.
[시승기] 캐딜락 XT6, 절제된 외관에 주행능력 뽐내는 '똘똘한 SUV'
▲ 캐딜락 'XT6'의 나이트비전 기능이 활성화하면 계기판 디스플레이에 전방 차량 모습들이 표시된다. <비즈니스포스트>
◆ XT6 국내 가격, 미국보다 저렴하다지만 ‘글쎄’

XT6는 미국에서 프리미엄 럭셔리와 스포츠 등 두 가지 트림으로 출시되지만 한국에는 상위 트림인 스포츠 단일모델만 나온다. 

캐딜락코리아가 고급차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 XT6의 스포츠트림에 여러 첨단 안전·편의사양과 관련한 옵션을 대부분 넣은 덕분에 고객들로서는 차량의 내외장 색상과 6인승/7인승 여부만 선택하면 된다.

미국에서 6인승 모델을 선택하면 추가로 800달러를 지불해야 하지만 한국에서는 6인승과 7인승의 가격 차이가 없다. 외관도 미국에서는 색상에 따라 최대 1225달러를 내야 하지만 한국에서는 추가 금액을 내지 않아도 된다.

나이트 비전 시스템은 미국에서는 2천 달러의 추가 금액을 내야 하지만 한국에서는 기본으로 적용돼 있다.

캐딜락코리아 관계자는 XT6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한국에 출시한 XT6와 동일한 스펙의 미국 가격이 9200만 원대지만 한국에서는 8347만 원(개별소비세 인하분 반영)에 판매하기로 한 것이 이런 의지를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실제 미국 캐딜락 홈페이지에서 한국에 출시된 모델과 거의 똑같은 사양으로 XT6의 견적을 내보면 캐딜락코리아의 설명에 다소 의구심이 들었다.

견적 결과 국내 출시 모델과 동일한 XT6의 미국 판매가격은 7만3천 달러가량인데 이는 최근 급등하기 전 환율 기준으로 8800만 원가량이다. 개별소비세 인하분을 제외하면 국내와 미국의 판매가격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다.

추가 요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외관 색상이나 7인승모델을 선택하는 고객이라면 XT6를 240만 원 싸게 구입할 수도 있지만 한국에서는 이런 기회가 마련되지 않아 오히려 비싼 값을 주는 느낌도 든다.

캐딜락코리아는 올해 국내에서 XT6를 모두 2500대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시승기] 캐딜락 XT6, 절제된 외관에 주행능력 뽐내는 '똘똘한 SUV'
▲ 캐딜락 'XT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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