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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의 자율책임경영 방침, 현대차그룹 계열사 임단협에도 적용될까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19-08-06 14:5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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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은 계열사의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 때마다 '수상한' 공식이 있다는 평가를 듣는다.   

기아차와 현대제철,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대부분 계열사의 노사협상은 현대차의 교섭이 끝나면 속도를 내 마무리되는 모습을 보인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8066'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의선</a>의 자율책임경영 방침, 현대차그룹 계열사 임단협에도 적용될까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

현대차그룹에서는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부인하지만 금속노조 산하 현대차그룹 계열사 노동조합은 이른바 ‘양재동 가이드라인’에 따라 교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반발해왔다.

6일 기아차와 현대제철,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각 계열사 노조에 따르면 올해는 어떻게든 회사와 임단협 교섭에서 현대차 교섭과 무관하게 ‘자주적 교섭’을 통해 계열사별 상황에 맞는 협상안을 도출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보이고 있다. 

현대제철 노조가 가장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현대제철 노조는 최근 성명서를 내고 “노사가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기도 전에 찬반투표를 진행하는 일이 발생한 근본적 원인은 긍정적 노사관계를 내팽개친 사측 탓인데 이는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며 “현대제철은 단지 하수인일 뿐이며 주범은 퇴행의 길을 걷고 있는 양재동”이라고 주장했다.

현대제철이 주장하는 양재동은 그룹의 노사협상에서 사실상 가이드라인 구실을 하는 현대자동차 사측을 가리키는 말이다. 

현대제철 노조는 “양재동의 노무관리는 집요하면서도 매우 극단적이며 구태한 노무관리로 정평이 나있다”며 “현재 계열사 주요 사업장의 임단협 진행 상황을 볼 때 예상했던 ‘현대차 선타결 이후 나머지 사업장 타결 구도’가 불행하게도 틀리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제철 노조는 올해 처음으로 5개 지회(순천, 포항, 인천, 당진, 당진하이스코)가 함께 공동교섭단을 꾸려 회사와 협상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6월19일 상견례부터 7월19일까지 진행된 5차 교섭 모두에 회사측 관계자가 아무도 협상장에 나오지 않자 쟁의활동 찬반투표를 실시해 이를 가결했다.

현대제철 노조는 이를 두고 사측 교섭단이 이른바 ‘양재동 가이드라인’을 따르느라 협상에 성실하게 나서지 않은 것이라고 보고 있다. 

노조는 현대차그룹 내부적으로 설정한 계열사 임단협 협상지침인 '양재동 가이드라인'이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현대차 임단협을 기준으로 철강사업장 90%, 철도와 대형부품사 80%, 중소형 계열사 70% 수준으로 임금인상이 이뤄지도록 한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공식적으로는 이런 가이드라인의 존재를 철저히 부정하고 있다. 계열사별 자율교섭의 원칙에 따라 협상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태껏 수년 동안 실시된 계열사 임단협을 볼 때 이런 내부 지침에 따라 협상이 이뤄지고 있다고 금속노조 산하 계열사 노조들은 의심하고 있다.

금속노조에 따르면 2017년, 2018년 현대차와 현대제철, 현대로템, 현대다이모스, 현대엠시트 등 계열사의 임단협을 비교할 때 현대차의 합의안을 100%로 보면 철강사는 90~97%, 철도나 대형부품사는 83~89%, 중소평부품사는 79~80% 수준에서 임금 인상폭이 결정됐다.

현대차 노사 협상이 끝나기 전에 다른 계열사에서 임단협을 마무리한 사례도 없다.

이런 정황들로 미루어 볼 때 본사 차원에서 각 계열사 협상에 무언의 지침을 주고 있다고 금속노조 등은 주장한다.

기아차 노조도 이런 잘못된 관습을 반드시 끊어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강상호 전국금속노조 기아차지부 지부장은 최근 담화문을 통해 “기아차가 현대자본에 인수된 뒤 기아차 교섭은 언제나 현대차가 끝나야만 끝나는 방식으로 지속되고 있다”며 “현대차 협상이 끝나고 기아차 협상을 할 것 같으면 기아차 교섭단은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에 인수되기 이전만 하더라도 기아차 노사협상은 대부분 여름휴가 이전에 타결됐다는 점을 들어 이번 협상은 이미 늦었지만 스스로 결정하고 판단해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힘을 쓰겠다고 덧붙였다.

현대모비스 노조 역시 2일에야 처음으로 회사와 1차 본교섭을 열었는데 앞으로 협상에서 기아차, 현대제철과 같은 태도로 임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계열사 노조들이 모두 ‘자주적 교섭’을 내건 만큼 올해 임단협에서는 예년과 다르게 현대차보다 빨리 결과를 도출하는 계열사가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9월 부회장단 가운데 가장 높은 총괄 수석부회장에 오르며 각 계열사별 책임·자율경영을 강조했다. 각 시장상황에 맞게 그때그때 적절하게 대응하자는 것이다.

정 수석부회장이 지난해 말 실시된 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실력과 경영능력을 검증받은 인물들을 각 계열사 대표이사에 발탁한 것을 계기로 책임경영에 힘을 실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현대차 노사협상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다른 계열사에서 노사협상이 일찍 타결된다면 노조가 주장하는 '양재동 가이드 라인'은 설득력이 떨어지게 된다.

반대로 올해도 노사협상 타결의 물꼬가 현대차에서부터 트인다면 현대차그룹 계열사 노조의 주장을 반박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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